선우학원 A Korean American's Odyssey와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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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학원 박사의 영문 자서전적 저작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오디세이>(원제: A Korean American's Odyssey)와 국문 회고록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 미주이민 90년을 맞으며>(1994)의 비교 분석입니다.
책의 요약과 비교 평론은 요청하신 원칙에 따라 <해라>체로 서술하였으며, 영문 도서명은 한국어로 번역하여 병기하였습니다.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오디세이>와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 비교 평론
1. 서론: 동일한 생애 궤적, 서로 다른 시선과 독자층
선우학원(Harold Hakwon Sunoo) 박사의 자전적 텍스트인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오디세이>와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 미주이민 90년을 맞으며>는 1918년 평안남도 출생부터 일제강점기 도미, 미국 학계 진출, 그리고 반독재 민주화 및 통일운동에 이르는 한 지식인의 파란만장한 생애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동일한 경험적 뿌리를 공유한다.
그러나 두 저작은 출간 언어(영어와 한국어), 상정된 독자층, 서술의 초점, 그리고 역사를 조망하는 정체성의 위치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낸다.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오디세이>가 미국 사회 속 소수민족 지식인의 정체성 형성과 적응, 그리고 인종적 장벽을 극복해 가는 <디아스포라 이민자/미국학자>로서의 여정에 무게를 둔다면,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는 한국 근현대사의 소용돌이와 해외 독립·민주화 투쟁, 분단 극복의 염원에 초점을 맞춘 <민족운동가/해외 망명 지식인>의 고백록이다.
2. 핵심 서술 관점과 주제의 비교
<독자층과 서술 언어가 규정한 시각의 차이>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오디세이>:
영문으로 집필된 이 저작은 미국 주류 사회 독자, 서구 아시아학 연구자,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인 한인 2·3세 후손들을 주된 독자로 상정한다. 따라서 한국 현대사의 특수성을 설명할 때 미국적 맥락(시민권 운동, 반아시아계 인종차별의 역사, 고등교육 내 소수민족 연구의 제도화)과의 상호작용을 친절하게 풀어낸다. 이민자로서 겪은 문화적 충격과 인종주의에 맞선 제도적 생존 투쟁이 부각된다.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
모국어(한국어)로 쓰인 이 책은 한국 내 민중과 재미 1세대 동포들을 직접적인 청자로 삼는다. 3·1 운동, 일제 강점, 해방 공간의 좌우 대립, 군사독재와 유신체제, 광주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별도의 배경 설명 없이도 날것의 감정과 역사적 부채의식 속에서 생생하게 전개된다. 표제어인 <아리랑>이 상징하듯, 민족적 수난과 한(恨),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저항 의지가 텍스트 전체를 관통한다.
<학문적 여정 vs 정치적 투쟁의 비중>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오디세이>:
1940년대 워싱턴 주립대학교에 한국학과를 개설하고, 미국 대학 강단에서 정치학·아시아학 교수로 자리 잡기까지의 학술적 분투와 교육자로서의 역할이 비중 있게 다뤄진다. 백인 중심의 미국 학계에서 한국학을 독자적인 연구 영역으로 개척해 낸 성취와 학문적 고뇌가 중심축을 이룬다.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
상아탑 내부의 이야기보다는 강단 밖의 치열한 현실 정치 투쟁이 전면에 배치된다. 초기 미주 한인사회의 독립운동 파벌 갈등(이승만 대 안창호 계열), 김대중 납치사건, 박동선 코리아게이트,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과의 접촉,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의 감시와 탄압, 그리고 방북을 통한 평화통일 운동 등 막전막후의 비화가 훨씬 구체적이고 비판적인 어조로 폭로된다.
<정체성의 축: 미국 시민(소수자) vs 탈경계의 민족지식인>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오디세이>:
타이틀이 명시하듯 <한국계 미국인(Korean American)>이라는 복합 정체성이 강조된다. 아메리칸드림의 환상을 비판하면서도 다문화 사회로서 미국이 나아가야 할 인권과 다원주의의 가치를 옹호하며, 소수민족으로서의 권리 획득 과정을 <오디세이(기나긴 모험과 성장의 여정)>로 구성한다.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
미국 시민권을 지닌 관찰자에 머물지 않고, 타국에 살면서도 조국의 민주주의와 분단이라는 운명적 멍에를 짊어진 <해외 독립·민주투사>의 자의식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의 대(對)한국 외교 정책(군사독재 지원)에 대한 비판 수위가 훨씬 직접적이며 날카롭다.
3. 비교 요약
| 비교 항목 |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오디세이> |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 (1994) |
| 저술 언어 및 독자 | 영문 / 미국 학계, 대중, 한인 2·3세 | 국문 / 한국 본토 독자 및 1세대 디아스포라 |
| 정체성 중심축 | 한국계 미국인(Korean American), 아시아계 지식인 | 조국의 분단과 독재에 맞선 망명 지식인·운동가 |
| 주요 서사 | 이민 정착, 인종차별 극복, 한국학 제도화 | 초기 이민사 갈등, 반독재 투쟁 비화, 방북 및 통일운동 |
| 서술의 정서 | 사회학적·자전적 성찰, 비교적 객관적·설명적 어조 | 격정적 역사 고발, 민족적 수난과 한(恨)의 승화 |
| 미국관(觀) | 다민족 사회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조망 | 제국주의적 패권 외교와 군사정권 결탁에 대한 정면 비판 |
4. 종합 평가
두 저작은 선우학원이라는 한 지식인의 삶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는 쌍둥이 텍스트이자 상호보완적 기록물이다.
<어느 한국계 미국인의 오디세이>가 미국 사회라는 거대한 주류 구조 속에서 동양인 학자가 자신의 공간을 개척하고 제도적 기반을 닦아간 <미주 이민 사회학적 성취의 기록>이라면, <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는 지리적 공간은 미국에 두었으되 심장은 언제나 한반도의 민주화와 분단 극복에 두고 있었던 <행동하는 망명 지식인의 치열한 투쟁 실록>이다.
따라서 두 책을 함께 읽을 때 비로소 20세기 디아스포라 한인 지식인이 겪어야 했던 개인적 고난과 민족적 비극, 그리고 이를 평화와 학문적 성취로 승화시킨 총체적 면모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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