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5일 토요일

선우학원을 박한식과 비교

동아시아의 평화와 화해 - 조용한 오디세이 평론

선우학원을 박한식과 비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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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학원(Harold Hakwon Sunoo, 1918~2010)과 박한식(Han S. Park, 1939~ )은 모두 미국 학계에 뿌리를 내리고 평생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화해, 그리고 자주적 통일을 위해 이론과 실천을 병행한 대표적인 재미(在美) 한인 정치학자다. 두 학자는 분단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했다는 궁극적 목표를 공유하지만, 학문적 방법론, 시대적 배경, 통일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1. 공통점: 재미 지식인의 실천적 평화주의와 자주 통일론

  • <민족 자주성과 외세 개입 배제>: 두 학자 모두 한반도 문제가 강대국들의 패권 경쟁에 의해 왜곡되었다고 보았으며, 외세의 의존에서 벗어난 민족 주도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 <경계를 넘나드는 지식인의 실천>: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고 미국 내 통일운동, 북한 방문, 남북 및 미·북 간 비공식 대화 중재 등 현실 정치와 평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 <흡수통일론에 대한 비판>: 남한 주도의 흡수통일이나 무력에 의한 체제 전복을 배격하고, 남북이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며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연방·연합적 과도 체제를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2. 핵심적 차이점 비교

학문적 방법론과 사상적 토대

  • <선우학원: 역사비판학 및 구조주의적 접근>

    일제강점기와 분단 형성기를 직접 겪은 세대로서, 근현대사의 구조적 모순과 제국주의·냉전 패권정치를 비판하는 역사적·사회구조적 접근법을 취한다. 마르크스주의적 계급 분석과 사회구성체 이론의 영향을 받아, 체제 내 기득권과 억압적 지배 이데올로기를 탈신화화하는 데 주력했다.

  • <박한식: 비교정치학 및 문화·철학적 상대주의>

    조지아대학교(UGA)에서 비교정치학과 국제정치학을 연구하며 행태주의 및 가치체계 이론을 바탕으로 접근했다. 이데올로기적 비판보다는 각 체제가 지닌 고유한 문화적 문맥과 내재적 가치를 이해하려는 철학적·문명론적 접근(내재적 접근법)을 강조한다.

북한 체제에 대한 인식과 분석 시각

  • <선우학원: 반제국주의·민족공존의 파트너>

    북한을 외세(미국 제국주의)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는 자주적 실체이자 통일의 불가피한 대등한 동반자로 파악했다. 북한 내부의 지배구조 자체를 철학적으로 정당화하기보다는, 남북 간 군축과 적대행위 중단을 통한 공존에 집중했다.

  • <박한식: 주체사상의 종교적·문화적 내재화>

    북한을 단순한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 <유교적 가족국가>이자 주체사상을 신념 체계로 삼는 독특한 <신정체제적 공동체>로 분석했다. 서구식 잣대(자유주의적 인권관)로 북한을 악마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북한 사회 내부의 결속 원리와 생존 전략을 이해해야만 실효성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평화 구상의 중심축과 전략

  • <선우학원: 한반도 비동맹 영세중립화>

    남북 간 상호 군축, 외국 군대 철수, 군사동맹 폐기를 전제로 주변 4강(미·소/러·중·일)이 보장하는 <영세중립국> 수립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 <박한식: 인간안보(Human Security)와 공존의 평화학>

    군사 중심의 전통 안보 개념을 넘어 식량, 보건, 인간 존엄성을 포괄하는 <인간안보>를 강조했다. 통일을 급진적 제도 통합이 아닌 남북 주민 간 <삶의 양식의 공유와 치유>라는 장기적 과정으로 보았으며,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하는 등 미·북 관계 정상화를 통한 평화 정착에 주력했다.

3. 비교 요약

비교 항목선우학원 (Harold H. Sunoo)박한식 (Han S. Park)
활동 시대20세기 중·후반 (냉전기 및 탈냉전 초기)20세기 후반 ~ 21세기 (북핵 위기 및 탈냉전기)
학문적 기반역사학, 비판사회학, 반제국주의론비교정치학, 평화학, 문명론
핵심 통일론한반도 영세중립화 통일론포용적 평화론 및 인간안보론
북한관반제 자주성의 실체, 군축과 대화의 상대유교적·주체사상적 가족국가, 내재적 이해 필요
평화 전략군사동맹 해체, 외군 철수, 4강 중립 보장미·북 수교, 가치관의 상호 포용, 신뢰 구축

4. 평가

선우학원이 냉전의 엄혹한 시절 분단의 역사적 비극과 제국주의의 간섭을 폭로하며 <중립화라는 거시적 구조 개혁>의 깃발을 든 선구자였다면, 박한식은 북핵 위기와 탈냉전이라는 복합적 국면에서 상대방의 내면적 가치를 읽어내고 미국과 북한의 접점을 만들어낸 <문화적 이해와 중재의 평화학자>로 평가할 수 있다. 두 학자의 담론은 오늘날 신냉전 구도와 안보 위기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의 다각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귀중한 사상적 자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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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학원(Harold Hakwon Sunoo, 1918–2012)과 박한식(Han S. Park, 1939–2026)을 함께 놓고 보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에서 활동한 한국계 정치학자이고, 냉전적 반공주의를 비판하며 북한을 직접 접촉하고 남북대화·평화통일을 주장했다는 점에서는 매우 가까워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선우학원은 민족주의적 통일운동가의 성격이 강하고, 박한식은 북한을 내부 논리에서 이해하려 한 평화학자·중재자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구별할 수 있습니다. 박한식은 2026년 1월 별세했습니다.

1. 출발점부터 한 세대 차이가 난다

선우학원은 1918년 평양에서 태어나 식민지 조선에서 스무 살까지 성장한 뒤 1938년 미국으로 갔습니다. 미국에서 학업을 계속하고 1950년 프라하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정치학·역사학 교수로 활동했습니다. 그의 정치의식에는 <식민지 경험 → 민족독립 → 분단 → 외세개입 → 민족통일>이라는 연속성이 매우 강합니다.

박한식은 1939년 중국 하얼빈에서 한국인 부모에게 태어났습니다. 중국의 내전과 한국전쟁을 어린 시절에 경험했고,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1965년 미국에 가서 American University와 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습니다. 1970년 University of Georgia 교수로 부임하여 45년간 재직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평화학 관심이 어린 시절 전쟁을 두 번 경험하면서 <왜 사람들이 서로 죽이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 차이가 두 사람의 사상 차이로 이어집니다.

<선우학원에게 핵심 문제는 ‘민족의 자주’이고, 박한식에게 핵심 문제는 ‘갈등 속에서도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입니다.>


2. 북한에 대한 태도: 둘 다 비주류였지만 상당한 차이가 있다

두 사람 모두 미국과 한국의 주류적인 <북한=비정상적 전체주의 국가>라는 설명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우학원이 훨씬 더 북한의 공식적 정치언어에 가까이 접근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그의 《Peace and Unification of North and South Korea》(1989)는 북한의 고려민주연방공화국 방안을 상당히 호의적으로 소개하고, 미군철수·군축·비핵화·비동맹·중립통일을 주장합니다. 더 나아가 마지막 장은 <Juche Idea as the Base of Human Liberation>입니다. 책의 출판 주체 자체도 미국의 주체사상 연구단체였습니다. 첨부된 목차에서도 제5장이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제13장이 주체사상의 인간해방론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한식도 주체사상을 매우 중요하게 봅니다. 그러나 태도가 조금 다릅니다.

그는

<주체사상이 옳은가?>

보다

<주체사상을 이해하지 않고 북한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가?>

를 묻습니다.

2002년 《North Korea: The Politics of Unconventional Wisdom》과 이후 논문에서 주체와 선군을 북한체제의 행동을 설명하는 핵심 이데올로기로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차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선우학원은 주체사상에 상당한 규범적 공감을 보인 반면, 박한식은 주체사상을 북한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도구로 사용하려 했다>

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박한식에게도 북한에 대한 상당한 공감적 시선은 있습니다.


3. 결정적인 차이: 박한식은 주체사상의 문제점도 말한다

이 차이는 박한식의 2014년 인터뷰에서 매우 선명합니다.

그는 주체사상을

  • 인간중심 사상
  • 집단주의
  • 민족주의
  • 외세로부터의 독립

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북한 사회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사고를 설명합니다. 뇌가 있고 신경과 기관이 있듯이 국가에도 중심이 있어야 하며 당과 지도자가 그 중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개인주의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박한식이 명시적으로

<주체사상이 경제성장을 가져오지도 않았고 국방력을 강화한 것도 아니다>

라고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선우학원이 1988년 주체를 <인간해방의 기반>이라고 평가했던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박한식을 단순히 <친북학자>라고 규정하면 그의 분석적 특징을 놓칩니다.


4. 그런데 <공자> 문제에서 두 사람 사이에 아주 흥미로운 역설이 생긴다

저는 이것이 두 사람을 비교할 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선우학원은 1985년 《China of Confucius》에서 유교를

<위계·복종·권위주의·가부장제·지식인의 국가종속>

과 연결하여 상당히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몇 년 뒤 북한의 주체사상에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박한식은 오히려 북한을 분석하면서

<북한체제를 이해하려면 유교적 가족국가를 이해해야 한다>

고 말합니다.

2014년 인터뷰에서 그는 북한을 단순한 공산주의 독재국가나 세습국가라고만 보는 것은 불충분하다고 하면서, 북한에는 강력한 <family state, 가족국가>의 문화와 위계질서가 있으며 이것이 주체사상과 결합했다고 설명합니다. 심지어 한반도만큼 강한 유교적 가족체제를 가진 곳이 드물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두 사람의 논리를 연결하면 놀라운 모순이 나타납니다.

선우학원:
<유교적 위계와 복종은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주체사상은 인간해방의 철학이다.>

박한식:
<그런데 북한의 주체체제 자체가 상당 부분 한국의 유교적 가족국가와 위계문화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이 점에서는 <박한식의 북한 해석이 선우학원보다 훨씬 분석적으로 정교하다>고 봅니다.


5. 통일론에서도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다

두 사람은 모두 <흡수통일>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선우학원은 매우 명확합니다.

<남북 체제공존 → 연방적 통일 → 외국군 철수 → 군축 → 비핵화 → 비동맹 중립국>

이라는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그의 통일론에서 <중립화>가 핵심입니다.

앞서 본 책의 목차에서도 제3장이 <Neutralized Korea for Peace in Asia>, 제4장이 <A Unified, Neutralized Korea>로 되어 있습니다.

박한식 역시 두 체제가 오랫동안 서로 달라진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동질성을 먼저 회복하고 통일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차이를 수용하는 새로운 통일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박한식의 평화철학이 나타납니다.

그는 평화를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로 정의하지 않고 <harmony, 조화>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조화란 차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둘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선우학원: 중립국가를 만들면 평화를 확보할 수 있다.>

<박한식: 서로 다른 체제가 공존할 수 있는 관계를 먼저 만들어야 평화가 가능하다.>

저는 후자가 이론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된 것으로 봅니다.


6. 미국에 대한 시각도 차이가 있다

선우학원에게 미국은 상당히 양면적입니다.

그는 미국에서 교육받고 교수로 살았지만 한국 분단을 유지시키는 미국의 군사전략, 한미일 군사체제, 박정희·전두환 정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따라서 그의 통일구상에서 중요한 조건은 <미국 군사력으로부터의 한국의 자립>입니다.

박한식 역시 미국의 대북정책과 군사적 압박을 자주 비판했지만, 미국을 단순한 제국주의 세력으로만 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미국이 서로 다른 의견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평화중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차이는 중요합니다.

선우학원에게는

<외세로부터 벗어나는 것 → 평화>

라는 민족자주적 논리가 강합니다.

박한식에게는

<적대적인 행위자들을 대화관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 → 평화>

라는 갈등중재의 논리가 더 강합니다.


7. 그래서 박한식은 실제 <중재자>가 되었다

박한식의 가장 큰 특징은 학술활동과 실제 외교를 결합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수십 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북한 관리·학자들과 관계를 구축했고, UGA에서 미국·남북한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Track II 대화를 조직했습니다. 2009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 기자 Laura Ling과 Euna Lee 문제에서도 막후 역할을 했으며, 이후 빌 클린턴의 평양 방문과 석방 과정에 관여했습니다. UGA는 그를 단순한 북한 연구자가 아니라 실제 갈등을 완화한 중재자로 평가합니다.

선우학원에게도 남북 해외동포 대화와 통일운동이라는 실천이 있었지만, 그는 <운동가·주창자>에 가깝습니다. 출판사 약력에 따르면 15년 동안 통일 심포지엄을 조직하고 약 10년간 해외동포와 북한의 대화를 추진했습니다.

즉,

<선우학원 = advocate>

<박한식 = mediator + scholar>

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경계가 완전히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8. 박한식에게도 상당한 약점이 있다

그렇다고 박한식이 완전히 균형 잡힌 북한 연구자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의 2007년 선군정치 논문을 보면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박한식은 북한체제가 단순히 <잔인한 군부독재가 사람들을 억압하기 때문에> 존속한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며, 선군이 주민들의 신념체계에 상당히 내면화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그는 자신의 분석이 주로 북한 방문 중의 인터뷰와 북한에서 출판된 문헌에 근거했으며, 참고한 문헌도 모두 북한 자료였다는 점을 스스로 밝힙니다.

바로 여기에 방법론적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 주민이 자유롭게 말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를 통해

<주민들이 선군을 실제로 믿고 있다>

고 추론하면 체제의 강제성을 과소평가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박한식에게도

<북한을 악마화하지 않으려는 노력 때문에 반대로 북한의 억압적 성격을 충분히 보지 못하는 문제>

가 있습니다.

이 점에서는 선우학원과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공통된 약점이 있습니다.


9. 두 사람을 표로 정리하면

선우학원박한식
출생1918 평양1939 하얼빈
기본 경험식민지·민족독립·분단중국내전·한국전쟁·냉전
핵심 문제민족자주와 통일평화와 갈등의 구조
북한 접근정치적·규범적 공감이 강함내부 논리를 이해하려는 분석적 공감
주체사상<인간해방>으로 적극 평가북한체제를 설명하는 이념으로 분석
유교권위주의·봉건성 비판북한의 가족국가를 설명하는 중요한 전통
통일연방제 + 중립화차이를 인정하는 공존·연방적 접근
미국외세·군사개입 비판이 강함비판하면서도 평화중재 가능성 인정
활동형태통일운동가·저술가연구자·Track II 중재자
주요 약점북한에 대한 비판적 거리 부족북한 내부 논리를 강조하다 강제·인권을 과소평가할 위험

종합적으로 보면

두 사람은 같은 <재미 진보적 통일운동 지식인>의 계보에 넣을 수 있지만, 저는 둘 사이에 상당한 질적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선우학원은 20세기 반식민 민족주의와 제3세계 비동맹·좌파 통일운동의 언어에 더 가깝습니다.>

반면

<박한식은 그 문제의식을 이어받으면서 그것을 평화학·갈등이론·북한 내부체제 분석으로 발전시킨 사람입니다.>

그래서 학문적으로는 박한식 쪽이 훨씬 더 정교합니다. 그는 북한을 좋다거나 나쁘다고 판단하기 전에 <왜 북한 사람들이 그렇게 사고하고, 왜 그 체제가 그렇게 행동하는가>를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실제 그의 《North Korea: The Politics of Unconventional Wisdom》은 학술 출판사 Lynne Rienner에서 나왔고, 북한의 주체·정치문화·체제 지속성을 설명하는 연구로 학계에서도 논의되었습니다.

그러나 <비판적 거리>라는 면에서는 두 사람 모두 문제가 남습니다. 선우학원에게서는 그것이 매우 명백합니다. 남한·미국·유교적 권위주의에는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면서 북한의 주체와 연방제에는 대단히 관대합니다. 박한식은 훨씬 조심스럽지만, 북한의 행동을 그들의 역사·문화·안보불안에서 이해하려는 노력 때문에 <국가폭력·정치적 자유·인권>을 설명의 중심에 놓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비교하면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보는 것은 <공자–주체사상>의 역설입니다.

<선우학원은 공자의 유교적 위계질서를 비판하면서 주체사상을 인간해방으로 보았습니다. 박한식은 한 세대 뒤에 오히려 북한의 주체체제 자체가 한국의 유교적 가족국가와 위계질서를 상당 부분 재생산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한 대목만으로도, <선우학원에서 박한식으로 넘어오면서 재미 진보적 북한 이해가 어떻게 ‘이념적 지지’에서 ‘체제 내부 논리에 대한 사회과학적 이해’로 발전했는가>를 상당히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박한식 역시 그 다음 단계, 즉 <북한을 내부에서 이해하면서 동시에 보편적 인권과 자유의 기준으로 비판하는 작업>까지는 충분히 가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균형 잡힌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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