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9일 수요일

>Adam H. Johnson, [How to Sell a Genocide, 본다이 도서관 철거 사건

동아시아의 평화와 화해 - 요약 평론 작성




Adam H. Johnson, <How to Sell a Genocide>와 본다이 도서관 철거 사건 — 요약·평론

사진은 2026년 8월 18일 <The Guardian Australia>의 기사다. 시드니 Waverley Council 관할 Bondi 도서관이 Adam H. Johnson의 신간 <How to Sell a Genocide: The Media’s Complicity in the Destruction of Gaza>(『어떻게 제노사이드를 팔 것인가: 가자 파괴에 대한 미디어의 공모』, 2026)를 한 이용자의 항의 뒤 서가에서 철거하고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은 작은 지방도서관의 장서관리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자전쟁을 둘러싼 언론·표현의 자유·반유대주의·팔레스타인 연대운동 사이의 충돌>을 매우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더 흥미로운 것은 철거된 책 자체가 바로 <어떤 견해가 공적인 담론에 들어갈 수 있고 어떤 견해가 배제되는가>를 다룬 책이라는 사실이다.

1. 먼저 책은 무엇을 주장하는가

Adam H. Johnson은 미국의 미디어 비평가이며 <Citations Needed> 팟캐스트의 공동 진행자다. 이 책은 2026년 Pluto Press에서 출간되었고,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법학자 Noura Erakat가 서문을 썼다. 256쪽 분량이다.

책의 주장은 제목만큼이나 강하다.

<미국의 주류 언론은 가자에서 벌어진 파괴를 단순히 보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정치적으로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했다.>

Johnson이 문제 삼는 대상은 보수 매체만이 아니다. 오히려 <New York Times>, CNN, MSNBC, <The Atlantic> 같은 자유주의적 주류 언론이 중요한 분석 대상이다.

그의 논점은 언론이 반드시 거짓말을 해야 선전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사실의 <선택·배치·어휘·반복·맥락 제거>만으로도 현실에 대한 전혀 다른 도덕적 인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장 구성 자체가 이를 잘 보여준다. 첫 장은 2023년 10월 7일 직후 널리 보도된 이른바 <“40명의 참수된 아기”> 보도를 다루고, 이어서 팔레스타인인에게 인간성이 어떻게 차등적으로 부여되는가, 바이든 행정부의 책임이 언론보도를 통해 어떻게 희석되었는가, 민간인과 구호활동가가 어떻게 군사적 대상으로 재구성되었는가를 살핀다. 후반부에서는 미국 대학의 가자 시위와 반유대주의 논쟁, <The Atlantic> 등의 보도를 분석한다.

2. Johnson의 가장 중요한 통찰 — <선택적 공감>

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개념은 <selective empathy>, 즉 <선택적 공감>이다.

이스라엘 민간인의 죽음에는 이름과 얼굴, 가족관계, 생애와 꿈이 부여되는 반면 팔레스타인 희생자는 흔히 숫자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Johnson이 보기에 이것은 단순한 문체상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의 죽음을 비극으로 느끼게 하는가>가 전쟁의 정치적 허용범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민간인 사망이라도 한쪽은 “살해되었다”고 하고 다른 쪽은 “사망했다”고 하면 행위자의 책임성이 달라진다. 폭격이나 군사행동을 자연재해처럼 기술하면 <누가 결정했고 누가 실행했는가>가 사라진다.

그래서 책의 제4장 제목이 사실상 <전쟁범죄를 지진처럼 보도하기>이다.

이것은 미디어 연구에서 오래 논의되어 온 framing과 agenda-setting의 문제를 가자전쟁에 적용한 것이다.

3.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도하지 않는가>

Johnson의 분석에서 더욱 설득력 있는 부분은 허위보도 자체보다 <omission>, 즉 생략에 관한 것이다.

언론은 모든 사실을 보도할 수 없다. 따라서 무엇을 첫 페이지에 올리고, 누구를 인터뷰하며, 어떤 질문을 반복하는지가 중요하다.

Johnson은 미국 언론이 논쟁의 범위를 사실상

<“이스라엘이 가자를 공격할 권리가 있는가?”>

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어느 정도까지 공격하는 것이 적절한가?”>

로 설정했다고 비판한다.

따라서 더 근본적인 질문, 즉 미국의 무기 공급, 점령과 봉쇄의 역사, 국제법,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권리 등은 주변으로 밀려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Noam Chomsky와 Edward Herman의 <Manufacturing Consent>(『여론조작: 매스미디어의 정치경제학』) 계열의 미디어 비판과 상당히 가깝다.

다만 Johnson은 1980년대의 구조적 언론모델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2023년 이후 실제 기사와 방송의 언어>를 추적한다.

4. 그런데 왜 Bondi 도서관에서 문제가 되었는가

여기서 사진 속 Guardian 기사가 중요해진다.

Waverley Library는 이용자의 항의를 받은 뒤 책을 서가에서 제거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Guardian 보도에 따르면 항의자는 15명이 사망한 Bondi Beach 테러 공격의 생존자로 알려졌다. 당시 이 책은 도서관에서 눈에 잘 띄는 <hot item>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Council은 장서선정 일부를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선정·감독 절차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 점은 단순히

<“친이스라엘 사람이 불쾌해해서 책을 금지했다”>라고 정리해서는 부족하다.

Bondi 지역의 유대인 공동체가 2025년의 치명적 테러를 경험한 이후라면 <genocide>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운 책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일부 주민이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심리적 맥락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해하는 것>과 <공공도서관에서 제거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5. 도서관의 대응은 적절했는가

나는 이 지점에서는 Johnson과 비판자들의 주장이 상당히 강하다고 본다.

공공도서관의 임무는 <이용자가 불쾌하지 않을 책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은 폭력 선동물이나 인종혐오 선전물이 아니라 특정한 정치적·언론학적 주장을 제시하는 2026년의 정식 출판물이다. Pluto Press가 출판했고, 저자는 언론비평가이며, 책은 자료 분석을 자신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내용에 오류나 편향이 있다면 가장 적절한 대응은

<반론을 제시하는 책을 함께 소장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을 옹호하는 책, Hamas와 10월 7일을 분석하는 책, 반유대주의를 다루는 책, 팔레스타인 역사를 다루는 책을 함께 비치하면 된다.

그것이 <도서관>이다.

불쾌하다는 이유로 한 책을 철거하기 시작하면 어느 정치집단이든 같은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

6. 그렇다고 Johnson의 책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가장 먼저 제목 자체가 결론을 선취한다.

<How to Sell a Genocide>라고 제목을 붙이는 순간 “가자에서 genocide가 일어났는가”라는 법적·역사적 논쟁은 이미 끝난 것으로 취급된다. 실제로 이스라엘 정부는 genocide라는 규정을 강하게 부정한다. Guardian 역시 이 점을 명시한다.

또한 Johnson은 언론의 선택적 프레이밍을 비판하지만 자신의 분석 역시 강한 프레임을 갖고 있다. 예컨대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 사회의 공포, 인질 문제, Hamas의 군사전략이 서구 언론의 초기 보도방식에 미친 영향을 어느 정도 독립적인 설명변수로 인정하는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중립적인 가자전쟁 역사서>라기보다 <논증을 가진 미디어 비평서>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도서관에 있어야 한다.

7. 이 사건의 역설 — Streisand effect

사진 위에 누군가 <“Streisand effect in 3, 2, 1…”>이라고 써 놓은 것이 재미있다.

Streisand effect란 어떤 정보나 표현을 억압하려다가 오히려 훨씬 널리 알려지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사건이 정확히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Bondi의 한 도서관에 꽂혀 있었다면 수백 명이 보았을 책이 철거되면서 Guardian의 전국기사 대상이 되었다. 이제 호주뿐 아니라 해외 독자들도 <How to Sell a Genocide>라는 제목을 알게 되었다.

더구나 이 경우에는 특별한 역설이 있다.

Johnson의 책의 핵심 주장은

<권력 있는 제도들이 어떤 팔레스타인 담론은 정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다른 담론은 주변화한다>

는 것이다.

그 책을 공공기관이 항의를 받은 뒤 서가에서 치우면, 그 조치 자체가 저자의 주장을 입증하는 사례처럼 보이게 된다.

내용의 진위와 무관하게 <검열이 책의 논증을 강화시키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8. 더 큰 문제 — 호주 사회가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가

이 사건의 핵심은 결국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문화 민주주의 사회가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역사적 기억과 도덕적 확신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유대인에게 10월 7일과 반유대주의의 증가는 실제적인 공포다.

팔레스타인인에게 가자의 대규모 민간인 사망과 파괴 역시 추상적인 정치논쟁이 아니다.

양쪽의 고통이 모두 실제라고 해서 양쪽의 모든 정치적 주장이 자동으로 옳아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유주의적 공공영역의 원칙은 오히려 단순해야 한다.

<사람을 보호하되 주장을 보호할 필요는 없다. 사람에 대한 위협은 막되 사상에 대한 비판은 허용한다.>

공공도서관은 바로 이 원칙이 가장 잘 작동해야 하는 장소다.

결론

이번 사건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How to Sell a Genocide>가 옳으냐 틀리냐가 아니다.

Johnson의 책에는 검토하고 반박해야 할 강한 전제가 있다. 특히 <genocide>라는 법적·정치적 판단을 이미 확정된 출발점으로 삼는 점과 미국 언론의 행동을 <complicity>라는 도덕적 범주로 묶는 것은 엄밀한 비판적 독서를 요구한다.

그러나 바로 그런 책이기 때문에 공공도서관에 있어야 한다.

<좋은 도서관은 옳은 책만 모아놓은 곳이 아니라, 시민이 서로 충돌하는 주장들을 직접 읽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는 상당히 씁쓸한 아이러니가 있다. <미디어와 제도가 가자에 관한 허용 가능한 담론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를 비판한 책이, 바로 그 담론의 경계를 둘러싼 항의 때문에 서가에서 사라졌다.

그 점에서 <Bondi 사건은 이 책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광고인 동시에, 뜻하지 않게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의 한 사례가 되어버렸다.>

Guardian의 Bondi 도서관 보도
Pluto Press의 책 소개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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