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14, 2022

51. 창맹(蒼氓) ㅡ이시카와 다츠조오(石川達三) : 네이버 블로그

51. 창맹(蒼氓) ㅡ이시카와 다츠조오(石川達三) : 네이버 블로그
日本명작100 (51) ㅡ 김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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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맹(蒼氓[소오보오], 1935-39년) ㅡ 이시카와 다츠조오(石川達三, 1905-85)

작자의 말ㅡ”일본 정부가 1930년대에 대대적인 남미(南美) 이민을 시행한 것은 전쟁 준비였다”.
첫째 징이 울렸다. 오후 3시 반이다. 그 소리를 듣고 선실(船室) 안에 있던 이민들이 우르르 갑
판 위에 올라왔다. 한 줄의 붉은 테이프가 누군가의 손에서 부두 둑을 향해 스르르 뻗어갔다.
그것을 신호로 너도 나도 무수한 테이프가 보라색으로 황색으로 얽히며 배와 둑 사이를 날았다
.
둑에는 전송하는 소학생 3, 4백 명이 줄지어 있었다. 그들은 항구 가까운 학교 학생들이었다.
이민선이 출발할 때마다 교대로 동원되어 전송하러 나오는 것이었다.
어린이들은 커다란 배가 떠나가는 것을 구경하는 것을 재미있어 하며, 이민들이 던지는 테이프를 앞다투어 주웠다. 이민들 대다수는 친지나 친척의 전송을 받는 일이 거의 없었다.
오나츠(夏)는 혼잡함 가운데 남동생에게서 떨어져 반대편 갑판으로 홀로 걸어갔다. 거기에는
때로 갈팡질팡하는 이민 말고는, 흰 옷을 입은 종업원이 분주하게 미끄럼을 타듯이 지나갈 뿐
이었다. 갈매기가 종이 조각처럼 펄럭이며 물 위를 날고 있다.
오나츠는 호주머니에서 호리가와(堀川) 씨에게 쓴 편지를 꺼냈다. 끝내 발송하지 않은 편지, 그
리고 이제는 발송해야 전혀 쓸데없다고 여겨지는 편지였다.
ㅡ일 년 후에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거짓으로 약속한 채 떠나리라. 어차피 삼 년 동안 기다릴 리
없으니……
오나츠는 편지를 봉투째 찢지도 않고 난간에서 던졌다. 편지를 북풍에 실려 춤을 추는 것 같이
기름이 뜬 바닷물에 떨어졌다.
ㅡ 호리가와 에이지(堀川栄治)님, 사토(佐藤) 나츠로부터, 안녕히 계세요.
머리털이 바람에 흐트러지며, 양쪽 볼에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두 번째 징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만세 소리가 성난 파도와 같이 일어났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악을 쓰는 것 같은 소리였다.
1930년 3월 15일, 브라질 이민단원을 태운 ‘라 플라타 마루’’[La Plata Maru]는 고베 항을 출항
하였다. 이민단원은 각 지방에서 모여온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이 생활이 어려워 꿈을 안고 브라질로 가게 되었다.
언덕 위의 국립해외이민수용소에서 배에 올라탄 이민단원은 거의 다 가난한 농민의 가족이었
다. 검역하는 의사로부터 도항(渡航)이 적합하지 않다고 하는 진단이 내려도, 돌아갈 집도 토지도 없는 영세 농민들이었다.
그들은 브라질에 가기만 하면 땅은 기름지고 기후도 좋으며, 물가는 싼, 그곳은 지상 낙원과 같은 곳이라는 꿈을 품고 있었다.
남동생의 희망을 이루어 주기 위하여 호리가와와 혼담(婚談)도 버리고 배에 오른 오나츠는, 침
상 뒤의 방바닥에 엎드려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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