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LA 폭동, 지붕 위의 한인들
진구섭 (지은이)푸른역사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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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300곳 이상의 한인 업소가 불타거나 파괴되어 4억 달러 이상의 재산상 피해를 보고, 한인 1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당한 1992년 4월의 LA 폭동. 미국에서 인종 문제를 천착하고 있는 진구섭 교수는 4년 이상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며 당시 상황을 분 단위로 치밀하게 복원하고, 폭동의 원인과 진행 과정, 후일담을 꼼꼼하게 정리한다.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처할 준비가 됐다고 호언장담하던 LA 경찰이 폭동 초기에 감쪽같이 증발했던 원인을 짚어내고, 경찰 지휘부의 대응과 미국 주류 언론의 보도를 살핀다. 시점의 플래시백, 대화체 삽입 등을 활용한 ‘내러티브 논픽션’ 서술 방식으로 방대한 사회 구조와 관련된 학문적 성과를 다루면서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읽히도록 했다.
파독 광부 출신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에 온 홍씨 부부, 가발 붐으로 백만장자가 된 김시면, 교민의 도움 호소에 나섰다가 총격으로 사망한 이재성, 미국 언론의 편향에 맞선 엔젤라 오 변호사 등 이민자들의 삶과 고민도 담았다. 피해복구 성금 배분을 둘러싼 갈등과 2016년 라타샤 할린즈 유족과 한인 사회 인사들의 만남까지 짚으며, LA 폭동을 넘어 LA 한인사회의 역사까지 돌아본다.
목차
⚫ 들머리_역사는 곧 기억의 역사다
⚫ 주요 사건 발생 일지
⚫ LA 주요 도시와 사건 발생 지도
⚫ 일러두기
[서장] LA에 내리는 ‘검은 눈’
[제1부] LA, ‘약속의 땅’인가 ‘야속한 땅’인가?
두 얼굴의 로스앤젤레스: 백인 LA와 흑인 LA
1965년, 미국 이민의 빗장 열리다
한인의 골드러시: ’가발 신화’와 ’흑인 장사’
올림픽 가 전성시대: LA 코리아타운의 탄생
[제2부] LA의 화약고: 사우스 센트럴 LA
비열한 거리: 갱, 마약 그리고 범죄
목숨을 담보로 한 장사: 한인 상인 계층의 출현
리쿼 스토어: 인종 갈등의 최전선
[제3부] 로드니 킹의 첫 범죄와 인종주의에 물든 LA 경찰
강도로 돌변한 ‘임금님’, 한인 업소를 털다
심야의 추격전과 LA 경찰의 가혹 행위
발가벗겨진 LAPD
[제4부] 두순자와 라타샤 할린즈의 불행한 만남
비탄에 젖은 두 가족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두순자
길고 긴 여름: 확산하는 한인 업소 불매운동
법정에 선 두순자(1): 살인인가, 정당방위인가
법정에 선 두순자(2): 엇갈린 증언
법정에 선 두순자(3): “개값보다 못한 흑인 몸값?”
[제5부] 지연된 정의: 로드니 킹 재판
LA에 떠도는 라타샤의 망령
로드니 킹 재판(1): 비디오테이프, 약인가 독인가
로드니 킹 재판(2): LAPD ‘침묵의 코드’
폭풍 전야: 무장 해제된 LAPD
[제6부] 분노의 소용돌이: 1992년 4월 29일
로드니 킹 재판(3): 심판의 날
“오, 맙소사, 결국 올 것이 왔다!”
무법천지로 변한 사우스 센트럴 LA
삶과 죽음의 교차로: 살육의 거리, 광란의 밤
혼란에 빠진 LA 경찰 지휘부
약탈당하는 흑인촌의 한인 업소
폭동 첫날 밤의 코리아타운
[제7부] 지붕 위의 한국인: 1992년 4월 30일
“코리아타운을 사수하라!”
코리아타운 대재앙의 날: 버몬트와 올림픽 대로
코리아타운 최후의 알라모: 가게 지붕 위
아름다운 청년, 이재성
[제8부] “우리 모두 사이좋게 지낼 순 없나요?”: 1992년 5월 1일 이후
산산이 깨진 ‘아메리칸 드림’
‘평화 대행진’의 꿈과 무장 자경단의 꿈
오, 엔젤라 오!: 편향된 언론 보도와 스타 탄생
재기의 몸부림: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
⚫ 에필로그 _“미래의 집에 대한 추억”
⚫ 주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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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67 1960년대 중반경, 가발은 한국의 반도체였다. 섬유·합판과 함께 한국 3대 수출 상품의 하나로 떠오르며, 한국의 산업화를 견인하는 제품이 됐다. 1966년 미국의 한국산 가발의 점유 비율은 26퍼센트로 껑충 뛰었고, 1970년에는 44퍼센트가 되었다. 1972년 한국은 홍콩을 제치고 미국에 가발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접기
P. 69 백화점이나 대형 업소는 범죄가 만연한 흑인 거주지에 매장을 여는 것을 극구 꺼렸다.…가발 붐을 통해 흑인 거주 지역에 사업 기회가 많다는 사실을 많은 한인이 깨닫기 시작했다. 가게 임대료나 건물 가격이 비교적 저렴했던 탓에, 흑인 주민을 상대로 하는‘ 흑인 장사’가 이들 사이에 유망한 사업 대안으로 받아들여졌다.
P. 100 리쿼 스토어는 열심히만 일하면 돈이 잘 벌리는 업종이었다. 대개의 거래가 현금으로 이뤄졌으며…한인 상인은 이 좁은 공간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매일 하루 12시간씩, 혹은 16시간씩 일했다.…쉬는 건 1년에 많아야 두세 번이었다.
P. 103 한인 이민자들은 1970년대부터 가발 업소를 시작으로 흑인 거주지 역의 마켓, 리쿼 스토어, 세탁소, 주유소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백인 탈출white flight’과 맞물리는 시점이었다.
P. 105 담배, 주류, 식료품 등 미국 대기업이 만든 제품을 가난한 소수집단 주민에게 소매하는 자영업은 한인들에게 경제적 안정을 가져다 줬다.…현금을 많이 다루다 보니 종종 범죄의 표적이 되었다.…많은 한인에게 ‘흑인 장사’는 생존의 방편이자, 동시에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직업”이었다.
P. 108 다수 한인 상인은 막상 흑인 손님…에게 살갑게 대해 주고 싶어도 말이 짧았다. 그러니 자연 매매에 필요한 기능적인 말만 하게 마련이었다.…사소한 문화적 오해는 불신의 씨앗이 됐고, 업소 주인과 손님 사이의 관계를 갉아 먹었다.
P. 133 파월은 로드니 킹의 얼굴부터 박살 냈다. 쿤이 명령한 절제된‘ 강력 타격’이 아니었다. 그 옛날 복날 개 패듯, 곤봉으로 로드니 킹을 연신 후려쳤다.…쇠방망이로 혐의자 얼굴을 때리는 것은 LAPD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였다.
P. 137 로드니 킹 과잉 진압 장면을 보도한 뉴스는…미 전국의 크고 작은 방송사에선 거의 매일 뉴스 시간마다 이 장면을 수없이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다. 수많은 신문 매체도 여러 지면을 관련 사진과 기사로 도배하듯이 채웠다. 곧바로 미 전역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세계 곳곳의 뉴스매체가 이 사건을 반복적으로 다루었으며,…첫 전파를 ... 더보기
P. 161 라타샤는 열다섯 살이지만, 키가 171센티미터에 몸무게는 68킬로그 램으로,…두순자는“ 무쇠 같은 주먹”에얼굴을 얻어맞고“…이런 주먹으로“ 한 대 더 맞으면 죽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쓰러진 두 씨는, 계산대 밑에 놓여 있던 갈색 총집을 집어들었다.…이어 라타샤 쪽으로 총을 겨누었다.…굉음과 함께 총 한 발이 발사됐... 더보기
P. 208 집배원이 개를 쏴서 죽인 혐의로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건이었다. 라이너 검사장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흑인 소녀의 목숨이 개값보다 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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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진구섭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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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맥퍼슨대학 명예교수.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KBS America(당시 KTE) 기자로 일하며 미국 사회에 대한 탐구를 시작 했다. 이후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UC Irvine에서 인종 관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존스홉킨스대 사회학과와 비교문화 프로그램, 미시간대 사회학과, 맥퍼슨대 사회과학부에서 25년간 재직하며 미국의 인종 문제와 사회 불평등, 이민과 초국가주의를 공부하고 가르쳤다. 한국어 저술로 《누가 백인인가? - 미국 인종 감별 잔혹사》(푸른역사, 2020)와 〈땅 40에이커와 노새 한 마리: 인종 간 화해를 둘러싼 미국 사회의 논쟁〉(2022) 이 있다. 접기
최근작 : <1992년 LA 폭동, 지붕 위의 한인들>,<용서와 화해 그리고 치유>,<누가 백인인가?> … 총 3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성난 흑인들과 무력한 경찰, 그 틈바구니의 한인들
‘20세기 미국 최악의 인종폭동’을 다시 보다
왜곡과 망각을 넘어서기 위한 뜻깊은 시도
2,300곳 이상의 한인 업소가 불타거나 파괴되어 4억 달러 이상의 재산상 피해를 봤으며, 한인 1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당한 1992년 4월의 LA 폭동. 요즘도 이런저런 한미 갈등이 없지 않지만 우리 대부분은 이 아수라장을 잊고 지낸다. 미국에서 인종 문제를 천착하고 있는 진구섭 교수는 그렇지 않다. 닷새간 지속된 폭동 때 한인 업소를 약탈하고 참화를 초래한 당사자들이 공개적으로 용서를 빈 적도 없음은 물론 LA시 당국이나 경찰 역시 지금까지 한인 사회의 피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분 단위로 치밀하게 당시 상황을 복원함으로써 재미 한인들을 폭동의 원인 제공자이자 가해자로 몰아가려는 미국 사회 일각의 ‘왜곡’과, ‘4·29 폭동’과 ‘4·19 혁명’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에 이른 ‘망각’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사실에 충실한 역사이자 생동감 넘치는 드라마
이 방대하고도 뜻깊은 저작을 읽노라면 ‘이것은 역사인가 드라마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4년 이상 다양한 자료를 섭렵해가며 얼기설기 얽힌 사회 구조의 실타래를 복원하고, 관련된 학문적 성과까지 다루는 자세는 영락없는 역사서이다.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처할 준비가 됐다고 호언장담하던 LA 경찰이 폭동 초기에 감쪽같이 증발했던 원인을 짚어내거나 폭동의 원인(遠因)이 된 두순자에게 형집행정지 처분을 내린 조이스 칼린 판사의 가계(家系)까지 다룬 것이 그런 예이다. 한데 시점의 플래시백, 대화체 삽입 등을 활용한 ‘내러티브 논픽션’ 서술 방식은 이 책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읽히도록 한다. 어린 시절 수영하던 로드니 킹이 백인 아이들의 돌멩이에 쫓기면서 “달려라! 검둥이, 달려!”란 말을 듣는 장면, 아버지와 함께 가게를 지키러 나선 16살 존 홍이 “아버지 가게는 우리 가족의 생명선이다. 만약 이것을 잃는다면 모든 걸 잃는 거다. 가게를 지키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가는 것은 내 의무다”라 다짐하는 대목은 역사서와는 다른 울림을 준다.
LA 경찰의 무능과 미 언론의 교묘한 대응에 눈길
역사를 읽는 중요한 의의 중 하나가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라면, 이 책은 충분히 그 값을 한다. 경찰 지휘부는 로드니 킹 폭행 경찰에 대해 무죄 선고가 내려질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실무진의 경계령 건의를 무시했다. 폭동 진압에 특화된 메트로 부대의 비상 배치도 초과수당을 이유로 거부했다. 폭동 당일 지휘부는 자리를 비웠으며 폭동 최초 발생지에서 철수 명령을 내려 초기 진압 기회도 차버렸다. 현장 경찰은 폭력 사태조차 방관했다. 시장과 경찰국장은 서로 책임을 돌리기 바빴으며 흑인 정치가들은 오히려 분노를 부채질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가장 어처구니없는 일은 진압 요청을 받고 출동한 주 방위군이 LA에 도착해서야 실탄과 폭동 진압용 장비를 가져오지 않은 사실을 알고 수 시간 동안 손 놓고 있어야 했던 사실이다.
또한 지은이는 미국 주류 언론의 책임도 지적한다. 폭동 당시부터 영어가 서툴고 미국 문화에 익숙지 못한 한인 이민자 상인의 행동이 사태의 발단인 것처럼 묘사하는가 하면 생명줄인 가게를 지키기 위해 공포탄을 쏘는 한인들을 반복해 보여줌으로써 한인 이민자들이 재산을 사람 목숨보다 중히 여긴다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지붕 위의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폭동이 끝난 뒤 한참 후에 나왔다. 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파운데이션Heritage Foundation’은 한인 상인의 무장 대응을 연방 수정헌법 제2조에 명시된 자위권 발동의 한 예로 들었다.
“사실상 경찰에게 버림받은 상황에서, 많은 코리아타운 주민은 자신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수정헌법 제2조가 보장하는 권리에 의지하게 되었다. 이들은 소규모 무장 집단을 이루어, 추가 피해로부터 가게와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했다. 수적으로 크게 열세였음에도, 무장한 한인타운 주민들은 약탈자들을 여러 차례 물리치며 방어 능력을 입증했다. 이른바‘ 루프탑 코리안스Rooftop Koreans’는 시민 소요사태 속에서 공동체가 스스로를 지켜 낸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로 남아 있다.”
‘아메리칸 드림’에서 성금 배분 갈등까지
소설처럼 술술 읽히는 이 책의 본령은 그래도 ‘역사’다. 파독 광부 출신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에 와서는 ‘LA 마마’로 불린 끝에 흑인 사회장으로 세상을 하직한 홍씨 부부, 1960년대 한국의 ‘반도체’라 할 가발 붐으로 백만장자가 된 김시면 등 이민자들의 삶과 고민이 생생하게 담겼다. 또 교민의 도움 호소에 과감히 나섰다가 불의의 총격으로 사망한 ‘아름다운 젊은이’ 이재성, 한‧흑 갈등을 부각하는 미국 언론의 편향에 당당히 맞선 엔젤라 오 변호사 이야기도 잊고 넘기기 아깝다. 여기에 피해복구 성금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벌어진 성금관리위원회와 피해자협의회 간의 갈등이나 2016년 이뤄진 라타샤 할린즈 유족과 한인 사회 인사들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 책은 ‘LA 폭동은 왜 일어났을까?’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을 넘어 ‘LA 한인사회의 역사’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 책은 의미가 넘친다. LA 폭동의 원인과 진행 과정, 후일담을 꼼꼼하게 정리한 것만으로도 그렇다. 여기에 LA 경찰과 미 언론의 대응에 대한 분석은 반면교사로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원고지 3,000여 매의 방대한 분량에도 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다. 고난을 겪은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감히 말하자면 이 책은 한 편의 소설이나 드라마에도 손색없는 흥미진진하다. 30년도 더 전의 사건을 한 번 읽어보기를 강력히 권하는 이유다.
(폭동 명칭: 1992년 4월 29일 LA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 정부 기관이나 학계에서 정한 공식 명칭은 없다. 학자들은 사건 성격에 대한 견해에 따라 이를 폭동, 사태, 민란, 봉기, 혁명 등으로 다양하게 부른다. 이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1992 LA 폭동’ 또는‘ 4·29 폭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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