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2, 2025

40년 세월을 기리는 축제 한 마당을 열다 - 오마이뉴스 2012

40년 세월을 기리는 축제 한 마당을 열다 - 오마이뉴스



40년 세월을 기리는 축제 한 마당을 열다호주 빅토리아 주 한인회 창설 40주년 기념 문화패 '소리' 공연 성황리에 마쳐
12.11.07 
스텔라 김(melb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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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석한 내빈 호스트 나인출 호주 빅토리아 주 한인회장(사진 왼쪽)이 내빈소개와 감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 부터 나인출 회장, 정경옥 대양주 총 한인연합회 수석부회장, 홍영표 대양주 총 한인연합회장, 그리고 주호 대사관 정성섭 멜번 분관장. ⓒ 나경운@멜번저널관련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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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모임이 열립니다. 이번 모임은 오는..."

40년 전, 초대 남기영 한인회장은 그렇게 손으로 쓴 것을 복사하여 퇴근길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우편함에 넣어 두었다. 핸드폰은 커녕 전화가 있는 집도 드물었던 시절이었다. 컴퓨터도, 한글 타자기조차도 없었던 그 때, 몇몇 가족들의 모임으로 시작을 하지만 훗날을 예비하는 한인회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2012년 올해, 40주년을 맞게 되었다.

나인출 빅토리아 주 한인회장은 많지 않은 예산으로 40 주년 행사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심을 하던 중 빅토리아 주 한인 문화패 '소리' 팀이 일곱번 째 정기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그 규모를 좀 더 늘려 잔치 같은 행사를 하면 좋겠다는생각을 했고, 지난번 한국 출장 길에 한복 디자이너 오진숙씨를 찾아가 찬조 출연을 부탁하는 등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3년여 전 페더레이션 광장(Federation Square)의 BMW Edge 홀에서 열린 한국 터키 문화제를 통해 멜번과 첫 인연을 맺은 오진숙 디자이너는 흔쾌히 참가를 표했고, 한복 70여 벌을 손수 만들어 비행기에 싣고 날아왔다. 그 한복이 치수대로 만들어지는 동안 소리의 김민정 단장은 공연 연습을 하는 사이사이에 '초짜' 모델들(?)에게 워킹 연습을 시키며 지구의 이쪽과 저쪽에서 공연 디데이를 위한 작업을 하나씩 해 나갔던 것이다.



▲문화패 소리 부채춤 김민정 단장(오른쪽)이 지도한 문화패 소리 무용팀이 보여 준 부채춤 아리랑. ⓒ 나경운@멜번저널관련사진보기



그리고 지난 11월 3일 토요일 오후 5시. 550여 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글렌 에이라 타운 홀(Glen Eira Town Hall)의 무대 막이 활짝 열렸다. 문화패 소리의 일곱번 째 정기 공연은 화려한 한복 패션쇼로 시작되었다.


막이 열리기 직전까지 워킹과 도는 연습을 했던 아마추어 모델들은 막상 막이 열리자 수퍼 모델들 못지 않은 표정과 침착함으로 멋진 쇼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우리 한인들이 이렇게 먼 곳에 까지 와서 뿌리를 내리고 평화롭게 지내고 또 이 땅에 우리 문화를 알리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 힘든 줄 모르고 준비를 했다"는 오진숙 한복 디자이너는 "오늘 참석한 한인 관객들은 물론 많은 호주인들까지 감탄의 박수를 보내주고 멋지다고 칭찬을해 주셔서 전혀 피곤한 줄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 디자이너는 공연 바로 전날까지 치수를 다시 꼼꼼히 체크하며 바느질, 다림질을 직접 해 한 벌 한 벌 다 살피며 제대로 입힌 후 무대에 올리는 프로 정신을 발휘해 출연진들이 감탄을 하게 만들었다.

공연에 앞서 한인회 창설 40주년을 기념해 빅토리아 주 한인회 이름으로 공로패, 감사패 증정이 있었다. 특히 이날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히 참석한 내빈, 정성섭 한국 대사관 멜번 분관장, 대양주총 한인 연합회에서 홍영표 회장(뉴질랜드 오클랜드 한인회장), 정경옥 수석 부회장(남호주한인회장)이 무대에 올라 감사패, 공로패 그리고 한인사회가장 연로한 회원에게 드리는 장수패를 각각 수여했다.

남기영 초대 회장을 비롯, 김탁웅, 황규옥, 김용섭씨 등은 전 한인회장으로 지속적인 공헌을 하여 감사패를 받았으며 이성수 한인회관 건립 추진위원은 공로패를 받았다. 그리고 장수패는 지난 30 여 년 세월 빅토리아 주 시니어 한인회원으로 각종 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며 화합을 위해 애쓴 김준훈(98), 이선옥(91)님이 받았다.

40주년 기념 특별 순서에 이어 이날 사회를 맡은 필자(멜번저널 편집장/ 호주 SBS 라디오 방송인)가 이날 공연의 타이틀인 '아리랑'을 부채춤으로 표현할 첫 무대를 소개하면서 본격적인 자축 공연 막이 올랐다. 이민 등, 해외 생활을 하며 언제나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우리의 노래 '아리랑'을 현대음악으로 편곡해 화려한 군무로 표현한 부채춤으로, 공연장은 첫 무대 부터 후끈한 열기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탈춤 우리의 해학이 담긴 탈춤 역시 큰 박수를 받았다. ⓒ 스텔라 김관련사진보기


이어 이번 공연을 위해 한국에서 온 황동규(현 변호사)씨의 단소 독주, 바람난 할아버지와 그 상대인 새색시, 질투에 불타는 할머니를 해학적으로 표현한 탈춤, 서서 연주하는 것이라는 뜻의 '선장고'에서 우래한 설장고 순서가 이어지며 첫째 마당이 막을 내렸다.

이어 둘째 마당에서는 역시 한국에서 특별 공연을 위해 온 전은경(현 음악교사)씨와 황동규씨 그리고 문화패 소리 팀의 김민정 단장이 장고 반주를 맡아 민요 메들리를 연주했으며,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OST 'Moon River'와 얼마 전 한국 뿐 아니라 이곳 한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던 <해를 품은 달> OST '시간을 거슬러'를 해금에 실은 독주가 큰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어린 아이였을 때 부터 문화패 소리에서 배워 이제 중학생이 된 이다윤양의 독무에 이어 장고춤,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주한 난타, 고구려의 혼을 담아 무사들의 용맹함을 표현한 창작 무용 '고구려의 혼'으로 순서가 계속 되며 관객들은 점점 더 무대에 함께 빠져들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모디알록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보여준 태권도 시범이 큰 박수 속에 끝나고 이날의 하이라이트 사물놀이가 마지막 순서로 이어졌다.

지난 10여 년, 비록 중간에 떠나고 새로 오는 등 단원들의 변화는 있었으나 이성범 김민정 두 단장의 한결같은 노력으로 함께 꾸준히 연습을 해 온 소리 팀은 이제는 프로페셔널 공연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줄 만큼의 성장을 해, 이날 열두발 상모돌리기를 보여 주는 등 순서순서를 짜임새 있게 만들었다.

이곳 호주의 다문화 행사에도 빠짐없이 초대를 받고 있는 문화패소리는 두 시간에 걸쳐 땀에 흠뻑 젖을만큼 혼신을 다 해 순서순서에 최고의 무대를 보여 주며 일곱 번째 정기 공연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우리도 강남스타일한복을 입은 무용팀과 사물놀이 팀 그리고 외국 어린이 태권도 팀이 함께 한 '강남스타일' 군무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스텔라 김관련사진보기


사회자의 호명으로 차례 차례 무대에 다시 등장한 출연진들은 진심을 담아 깊이 인사를 한 후 깜짝 쇼로 '강남 스타일' 군무를 보여 주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관객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마음을 흔들고 몸을 흔드는 멋진 피날레를 만들었다. 특히 이날 참석한 많은 호주인들 역시 '오빤 강남 스타일'이라고 따라서 연호하며 함께 즐기기도 했다.

"1972년, 몇 가정의 한인들이 창립을 준비하고 1993년 주정부에 정식 법인 등록을 하였으며 2011년 주택 건물을 구입하여 밑거름이 되는 자산을 확보하여 올해는 드디어 오랜 숙원사업인 영사관 개설, 한인회관 건립 등이 이루어졌다"고 지난 회고와 함께 발전의 기쁨을 이야기 한 나인출 회장은 "이제 세계 재외동포 사회에서 규모와 면모를 갖춘 한인회로서 그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된 것, 모든 것이 역대 한인회장들과 임원들의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교민들의 무수한 노력과 헌신적인 봉사,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이날 공연 관람을 위해 뉴질랜드와 서호주에서 일부러 찾아온 오세아니아 한인 총연합회 홍영표 회장과 정경옥 수석 부회장은 "멜번 한인사회가 왜 늘 칭찬받는 한인사회인지 잘 느끼고 간다"면서 "전문인들 못지 않은 공연 진행과 재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소감을 남겼으며 정성섭 대사관 멜번 분관장 역시 "공연이 아주 짜임새도 있고 순서순서 마다참 재미있고 멋졌다"면서 "이런 교민들을 위해 우리도 열심히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시간의 공연이 모두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은 관객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다과, 떡을 나누며 이날 공연에 대한 소감을 나누고 출연진들을 찾아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잔치와 축제의 분위기를 한동안 이어갔다.

이성범, 김민정 단장을비롯, 이화종, 이주형, 노애정, 박나영, 박경숙, 이다윤, 백서현, 윤태리, 이재환 등 출연진들, 그리고 프로듀서 곽재명, 조명 전세진, 음향 이주형, 스테이지 진행 백진현, 이 사이먼, 사진촬영 진행 나경운, 프로젝터 진행 김태현 등 스태프들과 무대 뒤에서 다과 마련, 손님 맞이 등을 위해 동분서주한 임지숙, 김경운씨 등은 점점 더 들뜬 표정으로 끝까지 관객들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40년... 부모님 손을 잡고 조금은 두려운 눈빛으로 이 땅에 이민 온 열 살 짜리 꼬마가 50대 중년이 되어 있는 만큼의 세월. 그 세월 동안 이 땅의 한인들이 때로는 눈물 참으며 때로는 기쁨과 보람을 느끼며 마음으로 불렀을 '아리랑'을 부제로 내세운 2012 문화패 소리의 정기 공연은 그 40주년이라는 이름과 만나 최고의 공연으로 또 한페이지... 호주 빅토리아 주 한인 역사에 기록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다음 공연을, 그리고 50주년, 100주년 한인 창설 기념을 기대하면서...



덧붙이는 글 | 호주 빅토리아 주(주수도 멜번) 한인회 창설 40주년을 맞아 문화패 '소리'의 공연이 열렸다. 이민 40년. 그 세월의 무게가 주는 감회와 이만큼 발전한 것에 대한 감격이 한데 어우러진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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