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이들은 미국을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
이병한 (지은이)서해문집20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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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272쪽
140*210mm
365g
ISBN : 979119441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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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 테크노-차이나 탐문 - 전2권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이들은 미국을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책소개
1000일 동안 100개 나라, 1000개 도시를 주유한 ‘유라시아 대장정’을 통해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이병한 작가가 《유라시아 견문》 이후 10년 만의 신작을 펴냈다. 이번에는 아메리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복음이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지고 있다. 이 ‘새로운’ 아메리카는 기존의 세계화, 자유주의, 다문화주의를 반대하고, 그 대항 항으로 민족주의, 반자유주의, 백인-기독교 근본주의의 기치를 내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나 월스트리트의 경제 엘리트들이 아니라, 실리콘밸리를 주축으로 한 젊은 테크노 세력이 있다.
그렇다면 누가 이 새 판을 짠 것인가? 트럼프는 아니다. 그는 단지 상징적인 플레이어일 뿐 설계자는 아니다. 이 책은 오늘날 미국의 심원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로 4명을 주목한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은행 ‘페이팔’의 창립자 피터 틸,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프랑크푸르트학파 철학자이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CEO 알렉스 카프, 트럼프 2기의 새 부통령 J.D. 밴스. 미국과 나아가 세계의 향방을 알려면 이 4인방의 면면을 깊이 학습하고 탐구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탐문’의 첫 책이자, 유일한 책이다. ‘전지적 미국 시점’으로, 문명의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는 아메리카의 한복판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정치전쟁: 문화대혁명 / 문화전쟁: 위정척사 / 패권전쟁: 테크노-유신
01_피터 틸
거대한 체스판: 마스터와 파운더
2016 미들게임 / 2007 오프닝 / 2020 엔딩게임
다시 만난 세계: 뉴 다크 에이지
창간: 뉴 스탠퍼드 / 창건: 뉴 실리콘밸리 / 창세: 뉴-아메리카
02_일론 머스크
슈퍼노바: 인터스텔라와 스타워즈
X-MEN: 지평선 너머 / X-FILE: 중력 너머 / X-BOX: 인간 너머
넥스트 레벨: 프로그램과 패러다임
넥스트 미디어: X / 넥스트 파워: DOGE
03_알렉스 카프
천상천하 유아독존: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웃도어: 물아일체 / 아웃사이더: 군계일학 / 아웃라이어: 보국안민
넥스트 네이처 네트워크: 사사천 물물천
스타크래프트: 무소불위 / 스테이트 크래프트: 무위이화 / 마인크래프트: 무위도식 / 소울(Soul)크래프트: 원시반본
04_J.D. 밴스
돌아온 탕자: 테크놀로지와 시올로지(Theology)
회심: 수신제가 / 회고: 금의환향 / 회개: 지상천국
디지털 로마제국: 메가-웨스트와 메타-웨스트
탈세속주의 / 탈자유주의 / 탈계몽주의
에필로그
대반전: New Cold War? / 대분열: New Civil War? / 대부흥: New Holy War? / 뉴-코리아와 뉴-시베리아
접기
책속에서
P. 36 틸은 동지들과 함께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마침내 미국을 재건할 기회가 열리고 있었다. 틸이 정권 인수팀의 핵심 보직을 맡을 것임이 확실했다. 서둘러 그와 함께 미국을 인수하고 개조할 팀을 짜야 했다. 어느 누구도 트럼프를 진심으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보스, 틸에 대한 존경... 더보기
P. 40 3분쯤 지났을까, 마침내 청중이 조용해지며 그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어렸을 때는 소련을 어떻게 물리칠 것인가를 두고 커다란 논쟁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이 나라는 누가 어떤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가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집권 8년을 거치며 다양한 성 정체성을 반영하는 화장실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해간 것을 비꼰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며, 도대체 누가 어떤 화장실을 쓰든 그게 무슨 대수냐고 화가 난 듯이 큰소리를 내질렀다. (…) 그리고 마침내 모두가 기억하는 다음 대사가 이어진다. “물론 우리 미국인은 모두 저마다의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게이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공화당 당원인 것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저는 제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제발 그놈의 정체성 정치 타령은 그만두고 위대한 미국인으로 하나가 되자는 메시지였다. (…) USA! USA! USA! 비로소 대중이 크게 호응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도 벌떡 일어나 함께 USA! USA! USA!를 외쳤다. YES! YES! YES! 틸도 치아가 훤히 드러날 만큼 활짝 웃으며 화끈하게 화답했다. 실리콘밸리의 갓파더와 저학력 노동계급의 풀뿌리 민중이 애국보수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 지각변동, 미국의 정치판이 거대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접기
P. 70~72 스티브 잡스가 기술을 예술과 연결하여 프로덕트를 디자인했다면, 피터 틸은 기술에 정치를 결부하여 세상의 아키텍처를 새로이 설계하려고 했다. 돌아보면 1998년 틸의 첫 번째 창업이었던 페이팔부터가 기술과 정치의 결합이었다. (…)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하고 손에 쥔 거금을 가지고 출범시킨 파운더스 펀드는 뼛속까지 정치적 프로젝트였다. (…) 마치 투자회사보다는 연구소나 싱크탱크에 더 가깝게 보일 정도였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이란 그저 돌연변이 같은 거친 원석을 찾는 것이지, 보석을 다듬고 닦으며 시간을 죽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반골 기질의 괴짜 창업자들이 아무리 기이한 행동을 하더라도 퇴출시키지 않을 것을 결의까지 했다. (…) 페이스북, 유튜브, 스페이스X,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이더리움, 딥마인드, 팔란티어 등등. 패러다임의 전환, 1955년생 잡스에서 1967년생 틸로 세대가 교체되고 마을의 권력이 넘어갔다. 틸을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라고 부를 수 있는 까닭이다. 접기
P. 90 불우한 어린 시절, 유일한 탈출구는 가상세계였다. (…) 머스크만의 독특한 문사철(文史哲)이 만들어진 것이다. 문학은 고전이 아니라 SF요, 역사는 고대-중세-근대 천 년 단위가 아니라 수십만 년, 수억 년 단위의 초장기주의요, 철학은 알파벳의 점진주의가 아니라 컴퓨터의 초가속주의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탐독했고, 로버트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을 열독했으며,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애독했다. 지구라는 홈그라운드를 벗어나 달나라와 별나라에 원정 가서 새로운 은하문명을 건설하는 아주 먼 미래를 상상했다. (…) 그 위대한 첫걸음이 바로 화성이다. 인류는 반드시 화성을 딛고 더 깊은 우주로 나아가야 한다. 나는 살아생전 반드시 화성에 가고야 말 것이다. 쉴 틈이 없다. 쉼 없이 달려야 한다. 갈망이 불타오른다. 타는 목마름으로, 기술이여 만세를 부르짖는다. 접기
P. 94 X는 머스크의 심벌이다. 아들 이름에도 X가 들어가고, 페이팔과 합병했던 회사의 본디 이름도 X.com이었다. 우주항공 회사 이름도 스페이스X이며, 트위터의 로고도 비둘기에서 X로 바꾸고, X코퍼레이션으로 회사명도 바꾸었다. 그리고 인공지능 회사 역시 x.AI다. 그야말로 온통 X, X맨인 셈이다. (…) 이는 머스크의 사업 방식을 이해하는 단서가 되어준다. 인터넷, 에너지, 스페이스, 인공지능 등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해 혁신적인 결과를 창출한다. (…) 고로 일론 머스크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테슬라가 아니라 스페이스X를 진득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실제로 페이팔을 매각하고 가장 먼저 만든 기업이 스페이스X였다. (…) 엑스맨 일론의 알파이자 오메가, 엑스파일은 오롯이 스페이스X에 담겨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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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2025년 6월 21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이병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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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사회과학도였다. 서방을 선망했고, 새로운 이론의 습득에 골몰했다. 30대는 역사학자였다. 동방을 천착하고, 오랜 문명의 유산을 되새겼다. 자연스레 동/서의 회통과 고/금의 융합을 골똘히 고민했다. 그 소산으로 1000일 《유라시아 견문》(전3권)을 마무리 짓고 40대를 맞이했다.
개벽학자이자 지구학자이며 미래학자를 지향한다. 개벽학은 동학 창도 이래, 이 땅의 자각적 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겠다는 뜻이다. 동녘의 오래된 유학과 서편의 새로운 서학이 합류한 문명의 융합을 거대한 뿌리로 삼는다. 그러함에도 한국학, 한 나라에 한정되지 않는다. 북구에서 남미까지, 인도양에서 시베리아까지, 지구적 규모로 정보를 수집하고, 지구적 단위로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특히 인간이 창조한 인공의 세계, 인공지구와 인공생명과 인공지능의 도래를 주시한다. 인간 이전의 자연적 진화는 물론이요, 인간 이후의 자율적 진화에, 인간만의 자각적 진화를 두루 아울러야, 지구의 진화에 일조할 수 있는 미래학자의 자격이 갖추어진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공진화, 하늘과 땅과 사람의 공진화, 생물과 활물과 인간의 공진화, 생명과 기술과 의식의 공진화, 만인과 만물과 만사의 공진화, 개벽학과 지구학과 미래학의 공진화, 이 모든 것을 아울러 깊은 미래(Deep Future)를 탐구하는 깊은 사람(Deep Self), 무궁아(無窮我)이고 싶다. 접기
최근작 :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큰글자도서]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 총 22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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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맛집에서 만난 경제 수업>,<조선의 갈림길>,<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등 총 546종
대표분야 : 역사 8위 (브랜드 지수 449,777점), 청소년 인문/사회 12위 (브랜드 지수 87,111점), 고전 17위 (브랜드 지수 252,292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미국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
21세기 미국의 정치전쟁-문화전쟁-패권전쟁의 핵심은
‘무엇이 진짜 미국인가’라는 근본적인 정체성 싸움이다!
새로운 아메리카가 온다! 거대한 체스판 ― 게임 체인저들은 누구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즉 ‘마가’(MAGA)의 복음이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지면서 전 세계를 온통 긴장케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나 월스트리트의 경제 엘리트가 아니라, 실리콘밸리를 주축으로 한 젊은 테크노 세력이 있다. 즉 오늘날 미국은 세력 교체와 세대 교체뿐만 아니라, 자유-민주-공화국을 넘어서는 시대 교체까지 이루어내고자 하는 중대한 문명의 변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 새 판을 짠 것인가? 이 책은 그 핵심 인물로 4명을 주목한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은행 ‘페이팔’의 창립자 피터 틸(Peter Thiel),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프랑크푸르트학파 철학자이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CEO 알렉스 카프(Alex Karp), 트럼프 2기의 새 부통령 J.D. 밴스(James David Vance)가 그들이다.
피터 틸은 1967년생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그는 밤의 대통령, 그림자 대통령으로 통했다. 그의 목표는 분명했다. 워싱턴의 딥스테이트, 행정국가를 파괴하는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수십만 공무원이 이 비대하고 무능한 연방기구에 똬리를 틀고 앉아 세금을 축내고 있었다. 이제 1998년 페이팔 창업 때부터 꿈꾸어오던, 관료제 국가의 전면적인 대수술을 가차없이 집도할 수 있는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1971년생이다. 그의 심벌은 X다. 2002년 서른한 살의 나이에 스페이스X를 설립한다. 지구라는 홈그라운드를 벗어나 새로운 은하문명을 건설하는 아주 먼 미래를 상상했다. 그 미지의 세계를 향해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것이 그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적이 된 것이다. 미국의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것도 궁극의 목적인 화성 개척에 복무하기 위해서다. 이 나라를 그냥 이대로 두어서는 살아생전 화성에 이르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알렉스 카프는 1967년생이다. 프랑크푸르트학파 철학자로서 실리콘밸리의 정보혁명도 지켜보았다. 과거 68세대 선배들이 해체하고자 했던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와 서구주의를 되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2.0시대, 입법-사법-행정의 모든 관료체제를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로 전환할 태세다. 빅데이터를 통하여 이 세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그의 미션이 되었다. 정치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코드를 바꾼다. 당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을 선택한다.
J.D. 밴스는 1984년생이다. 러스트 벨트의 노동계급 출신으로 비록 어린 시절은 불우했으나, 해병대로 예일대 로스쿨로 실리콘밸리로,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38세에 상원의원, 40세에 부통령에 이르기까지 아메리칸 드림의 화신이라고 할 만하다. 자유-민주-공화국 올드 아메리카를 뒤로 하고, 디지털-기독교-제국으로서 새로운 아메리카의 향배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미국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을 묻다 ― 전지적 미국 시점으로 본 아메리카 탐문
그렇다면 이들은 미국을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 즉 ‘마가’(MAGA)의 핵심은 과연 무엇인가.
1.
첫째는 정치전쟁(계급전쟁)이다. 이들은 오늘날 미국이 ‘실패 국가’가 된 것은 워싱턴을 장악한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모한 결과라고 여긴다. 네오콘의 보수든, 리버럴의 진보든,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이들 글로벌 엘리트가 본토의 토박이 민중을 착취해왔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들은 공장을 중국과 아시아로 이전해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두고, 국가의 경영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끝없는 전쟁에 세금을 퍼붓는다. 그럼에도 그 대가는 오롯이 내륙에 살고 있는 평범한 백인들이 감내하고 있다. 파워 엘리트들이 지배하는 이 빌어먹을 세상, 그러니 이제 기득권 엘리트의 낡아빠진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진짜 풀뿌리를 위한 인민민주주의를 이루어야 한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그것이 바로 새로운 미국이다.
2.
둘째는 문화전쟁이다. 이들은 기존의 세계화, 자유주의, 다문화주의를 반대하고, 그 대항 항으로 민족주의, 반자유주의, 백인-기독교 근본주의의 기치를 내건다.
‘민족주의’의 요체는 국경을 강화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며, 미국 우선의 외교를 펼치는 것이다. 자유주의 패권국가 노릇을 하느라 골병이 들어가는 이 나라를 되살려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자는 것이다. 즉 ‘세계 시민의 자유’가 아니라 ‘미국 인민의 안전’이 우선이다.
‘반자유주의’는 PC(정치적 올바름)를 집중적으로 타격한다. 환경보호, 젠더 감수성, 인종 간 평등, 성 소수자 및 이민자의 권리 등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진보 좌파의 ‘정체성 정치’가 미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이제까지 문화적 다수파로서 특권을 향유하던 신앙심 두터운 백인들(특히 고령층)은 커다란 위협을 느꼈다. 전통적 가치관을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며 부정당한 것이다. 어느새 이곳이 자신의 모국이 아닌 것만 같은 낯선 감정마저 싹터 올랐다. 이게 나라냐? 이것이 미국이냐? 토착적인 것의 대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가정에서는 가장과 부모의 권리를 옹호하고, 학교에서는 교사의 역할을 강조하는 전통적 가치를 옹립했다. 그래야 무너진 가족을 복원하고, 무질서한 교실을 복구할 수 있다. 자유주의 기치 아래 승승장구하던 엘리트와 마이너리티로부터 미국을 구해내어, 비정상을 정상화해야 한다.
‘백인-기독교 근본주의’는 다문화주의를 겨냥한다. 냉전 이후 다문화주의는 세계화를 지탱하는 주류 세력의 문화전략이었다. 그 시대정신의 상징이 바로 오바마였다. 그러나 오바마가 역설했던 만인들의 “약속의 땅”에 트럼프는 우리가 남이가, “America First”로 맞불을 놓았다. 이질적인 것의 융합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의 수호를 앞세웠다. 어디까지나 미국의 근간은 백인이며, 미국의 근본은 기독교다. 다시 미국적인 것, 미국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남부 국경에는 만리장성을 높이 세우고, 불법 이민자들은 몽땅 추방하여 미국을 미국답게,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자는 것이다.
즉 어느덧 미국 정치의 핵심은 ‘미국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정체성 다툼이 되었다. 2019년 바이든의 대선 출마 선언부터가 그러했다. 트럼프가 연임하여 백악관에서 8년을 지내게 된다면 우리가 누구인지를 영원히 바꿔버릴 것이라고, 민주주의의 수호자이자 자유주의의 이상향이라는 미국의 핵심 가치와 보편적인 이념들이 경각에 달려 있다고 염려했다. 그래서 2020년 트럼프를 누르고 백악관에 입성한 바이든이 ‘America is Back’을 강조하며 안도했던 것이고, 4년 후 해리스를 이긴 트럼프가 재차 ‘America is Back’을 내세우며 응전했던 것이다.
‘무엇이 진짜 미국인가?’ 양 진영이 말하는 미국이 이토록 멀어진 적은 없었다. 미국의 기원, 18세기의 건국사 논쟁까지 거슬러 올라가 양보와 타협 없는 정치적 내전이 일상화된 것이다. 이제 워싱턴의 정치는 정당 간 조율과 협상이라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틀을 벗어나게 되었다. 전심전력으로 피아(彼我)를 식별하고, 적군과 아군이, 선과 악이 다투는 ‘영혼을 둘러싼 투쟁’이 된 것이다.
3.
셋째는 세계 1위 국가를 지켜내기 위한 패권전쟁이다. 즉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레짐 체인지,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루어내려는 일종의 소프트 쿠데타다. 이들은 지금이야말로 국가 비상사태라고 여긴다. 전속력으로 테크노-차이나를 완성해가고 있는 중국과 부상하고 있는 젊은 아시아를 지켜보며 냉전 이후 처음으로 패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과 절박함마저 느껴진다.
중국은 이미 10년 전부터 인공지능, 로봇,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양자컴퓨터, 우주기술 등 미래산업에 전력 질주해오고 있다(2025년에 독일과 일본을 능가하고 2035년에는 미국도 앞질러서 재차 세계 1위 국가가 되겠다는 장기계획이다). 태양광은 이미 세계를 제패했다. 드론도 DJI 등 중국산이 압도한다. 전기차 기업 BYD는 테슬라를 앞질렀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보다 중국의 유니트리 로봇이 더 화려하게 움직인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IT/가전 박람회 ‘CES 2025’도 중국 기업이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리고 화룡점정, 트럼프의 취임 시기에 맞춤하여 딥시크(DeepSeek, 深度求索)가 출격했다. 골리앗 미국의 빅테크에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강력한 어퍼컷을 날린 것이다. AI 경쟁에서도 중국이 미국에 못지않음을 만천하에 과시한 것이다.
2025년 CES의 화두가 ‘물리(Physical) AI’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년간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초한 생성형 AI 경쟁은 미국이 앞서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오감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물리 AI’는 또 다른 차원이다. 시각, 청각, 촉각 등 전 감각이 동원되어 세계를 실감하고 인지한다. 이 피지컬 AI의 매개체가 될 자율차와 로봇과 드론 등에서 중국이 초가속으로 질주하고 있다. 이 인공물들에 딥시크의 인공지능이 장착되면 딥쇼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빅테크의 봉건적 독점체제를 붕괴시키는 오픈소스 AI의 혁명이 중국의 기술 생태계를 통해 구현되는 것이다. 특이점을 향한 AGI(일반인공지능) 경쟁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아편전쟁 이후 세계사의 가장 중차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죽기살기로 미국을 개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디지털 총력전 체제를 갖추고 대약진 운동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그러므로 오늘날 아메리카 전역을 뒤덮고 있는 ‘MAGA’의 물결은 단지 트럼프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여기에는 시대전환과 문명전환을 이루고자 하는 다양한 세력과 사상의 거대한 흐름이 뒤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 격랑의 한가운데에서 미국의 다음 40~50년을 디자인하고 있는 네 사람을 우리가 깊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비로소 뉴-아메리카의 행로, 나아가 세계의 향방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적 격동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을 산업문명의 표본으로 삼아 산업화-민주화-세계화를 이루고 선진국 “K”의 반열에 오른 우리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AI혁명이 촉발하는 디지털 신문명의 제대로 된 청사진이 필요하다. 새로운 세계감이 절실하고, 새로운 세계관이 절박하며, 새로운 세계상이 절절하다. 접기
경제공부 모임에서 함께 읽기로 한 책! 생각보다 쉽고 재밌음.
새리 2025-08-19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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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aud0221 2025-08-20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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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 실리콘 밸리 테크노 권력과 종교의 결합
트럼프 2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세력 교체가 완연하고 세대 교체가 확연하다. 더군다나 이 새로운 세력은 기존의 고인 물, 워싱턴의 정치인과 관료들이 아니었다. 싱싱한 젊은 피, 실리콘밸리의 테크노 세력이었다. 그들이 일사천리로 일사불란하게 워싱턴 권력을 접수해갔다.(p14)... 틸이 작전을 짜고(Planning), 머스크가 제작을 하고(Engineering), 카프가 운영을 한다면(Programming), J.D. 밴스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다(Praying). _이병한,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p106/150
젊은 실리콘 밸리의 테크노 세력의 부상. 저자는 트럼프 2기와 이전 1기를 구별한다. 저자는 트럼프 집권기를 1기와 2기로 나누어 구별한다. 이전 1기가 딸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를 중심으로 한 친족들의 지배였다면, 2기는 AI 시대를 통해 부상한 테크노 권력(일론 머스크, 피터 틸, 알렉스 카프)과 기독교 신앙(J.D. 밴스)의 결합으로 해석한다. 이들이 지향하는 보수주의 이념이 미국 공화당-민주당의 양 당에 기초한 민주주의와 기존 자유주의 이념을 대체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저자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저자는 본문을 통해 정치 경제적으로 미국이 다시 이전의 영광을 회복할 바탕이 되어 있지 않고, 갈등을 해결할 힘이 부족함을 말한다.
6 : 3 : 1이다. 테크노 쿠데타가 좌초함으로써 올드 아메리카가 지속될 가능성이 절반 이상이다. 무릇 개혁은 혁명보다도 힘든 법이다. 자칫 내분이 내란을 촉발하여 미합중국이 내파되어갈 가능성도 3할은 된다. 우여곡절, 천신만고 끝에 디지털 대전환을 완수하고 후기 미국 시대를 개창할 가능성은 10%에 그친다. _이병한,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p137/150
그렇다면, 실패할 개혁으로 보는 실리콘 테크노 세력의 4인방과 그 움직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저자는 이 책이 아메리카에 대한 탐문임과 함께 우리의 미래에 대한 서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예상처럼 아메리카의 개혁은 실패로 끝날 수도, 또는 제2의 부흥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전 시대의 질서와의 결별을 선택하고, AI와 로봇을 통해 '인간 노동이 없는 세상'을 통해 떠오르는 중국을 물리치려는 일련의 변화는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지 누구도 가늠하기 힘들다. 예상할 수 없는 변화의 파도가 어떻게 우리에게 밀려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파도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살펴보기. 그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 아닌가 싶다. 실리콘 밸리에서 촉발된 테크노 혁명 또는 테크노 쿠데타가 가져온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독자에게 주어진 과제가 될 것이다.
광복 80주년, 빛을 되찾은 지도 80년이나 흘렀다.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할까? 미국도 중국도 아닌, 소중화도 리틀 아메리카도 아닌, 동양도 아니고 서양도 아니며, 유교도 아니고 기독교도 아니며, 천하도 아니고 천주도 아닌, 진정 대한민국의 새 하늘과 새 땅을 나는 북쪽에서, 북녘에서, 북극에서 찾아가고 있다. 실은 이 책은 그 새 책을 쓰기 위한 기나긴 프롤로그에 해당한다. _이병한,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p148/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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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5-09-15 공감(2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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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미국의 미래
집을 워낙 좋아해서 내가 '집사람'이라고 자주 놀리는 사람이 듣는 강의에서 미국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이야기하러 나온 사람이 책을 썼다는 걸 알게 됐다. 유튜브에 강연이 여러 개 있어서 그걸 들어도 되지만, 영상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정말이요?) 굳이 책을 찾아 읽는다.
내 글에 진지한 소중한 친구는 글에 '정치'를 묻히지 말라고 했다. 정치 묻히기 좋아하는 내게는 참 시의적절한 충고가 아니라 할 수 없겠다. 나도 그러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는 내게 중요한 '문젯거리' 중의 '문젯거리'여서, 나는 자꾸 정치에서 멈춰 선다. 이야기하다 보면 자꾸 진영논리로 가게 되고, 손바닥에 왕자 새겨진 걸 다 보고도 윤석열에게 투표한 사람을 약 올리고 싶은 마음을 멈출 수가 없다. 그 어떤 사회적 제도나 문화보다 훨씬 더, 정치는 더 적극적으로, 더 직접적으로 우리 삶을 통제하고 규율한다. 내 삶을 제한하는 그런 강력한 권한을 '누구'에게 양도할 것인가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이다. 내겐 그렇다.
2024년 12월 3일 밤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갑자기 생각난다. 나도 모르게 퍼뜩 떠오른다. 만약 그 밤에 비상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민주당 의원들과 일부의 국힘 의원들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정족수가 부족했다면. 특전사 707 부대가 5분 먼저 진입해 국회 전체를 단전시켰다면. 일부, 아니 단 한 명의 군인이라도 흥분한 상태에서 국회 내부에서 공포탄을 발사했더라면. 수도방위 사령부 담당관의 서울 상공 진입 불허 때문에 작전이 40분 이상 지연되지 않았더라면. 맨발에 슬리퍼를 끌고 반팔 위에 패딩을 입고 택시 타고 달려온 시민들이 국회를 에워싸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않았더라면'이 그 반대의 힘으로 '그러했기에' 결국 비상계엄은 해제되었다. 그 이후에도 위기는 계속되고 있어 한 고개 지나면 또 한 고개. 그 고개 지나면 또 한 고개의 지루한 시간들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의 집권이 계속되는 세계, 윤석열의, 정확히는 김건희의 정적들이 제거되는 세계는 그 힘을 잃었고, 지금 우리는 다른 세계에 산다. 국민 주권의 실현이, 그 이상적이고 원대하며 고상한 비전이, 우리에게는 현실이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현실 속에, 그 이상 속에 산다.
우리의 실천이 성과로 우리에게 닿을 수 있었던 건 '국민 주권'이라는 대의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했기 때문이다. 군대라는 무력마저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대통령도, 대통령마저도(대법관들 정신 차려라! 이 나라는 대통령을 두 번이나 탄핵시킨 나라다. 니들이 뭐라고!!!!!!!!!!!!) 헌법과 법률을 위반할 경우, 절차에 따라 탄핵될 수 있다. 국민들에게 동의 받지 않은 권력이란 존재할 수 없다.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에서는 정치가 아닌 경제의 힘을 믿는 이들, 즉 일군의 사업가들이 앞으로 미국의 역사를 좌지우지하게 될 거라고 예측한다. 그때의 권력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고, 국민들에게 동의 받지 않은 권력이며, 그럼에도 국민들을 종속시킬 수 있는 권력이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 은행 '페이팔'의 창립자 피터 틸,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일론 머스크, 프랑크푸르트학파 철학자이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CEO 알렉스 카프, 트럼프 2기 부통령 J.D. 밴스(알라딘 책소개)가 바로 그들이다.
저자는 이 그룹의 리더를 피터 틸이라고 보았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후, '나는 게이지만 트럼프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던 피터 틸은 2025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트럼프의 좌우를 모두 틸의 사단으로 채워나갔다. 좌-밴스, 우-머스크.
체스를 사랑하고, 톨킨의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너무 많이 읽어서 세세한 내용까지도 외우던 소심한 소년 피터 틸은 스탠퍼드 대학 2학년 때, 본인이 편집장이 되어 <스탠퍼드 리뷰>를 창간했다. 편집진은 모두 백인 남자였다.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이들 12명의 남자들은 술 마시고, 대마초를 피우고, 여학생들을 쫓아다니느라 바쁜 신좌파 대학생들을 멸시하면서, 지-덕-체 함양에 힘썼다. 이후 실리콘밸리의 교주로 등극한 틸은 좌파의 문화전쟁 때문에 미국의 미래가 지체되었다고 주장했다.(66쪽) 피터 틸을 비롯한 이들 4인방이 추구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첫 번째 창업이었던 페이팔부터 틸은 기술과 정치의 결합을 추구했는데, 이는 중앙정부를 통하지 않는 금융혁명의 시작이었다. 대반동 시대의 개막은 틸의 집에 모였던 소수의 사람들 중 커티스 야빈의 『암흑 계몽』을 통해 구체화된다. 이는 프랑스혁명에 영향을 주고 그 후 민주주의를 배양한 계몽사상에 대한 비판(76쪽)이다. 이른바 신반동주의다.
신반동주의는 일국일제, 즉 일국가 일체제도 부정한다. 일국사회주의만큼이나 일국자유주의도 배격한다. 그들이 보기에 모든 현대 국가는 사상의 자유가 없는 독재국가다. 오로지 하나의 이념과 체제를 국시(國)로 강제하기 때문이다. 고로 일당제와 양당제와 다당제는 하등의 차이가 없다. 중국은 공산주의를 강요하고, 미국은 민주주의를 강제한다. ... 군웅이 할거하는 유사 봉건적인 도시국가 시스템을 국민국가 이후의 질서로 모색하는 것이다. 각각의 작은 도시국가가 하나의 기업처럼 작동한다. 위로는 CEO 군주를 앉히고, 아래로는 일종의 주주로서 주민 사회가 작동한다. 군주는 주주=주민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하여 도시를 운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은 다른 유능한 군주=CEO가 다스리는 도시로 이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의 거래와도 비슷하고, 유튜브 시장의 구독 모델과도 흡사하다. (77쪽)
'무엇이 진짜 미국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으로서 새롭게 창조된 미국의 이상이 서구, 백인, 남성, 엘리트, 이성애자, 비장애인 남성들, 극히 소수의 남성들의 담합과 합의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럴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쟁이에, 깡패처럼 협박을 일삼는 트럼프는 이런 남성들에게 선택된 사람일 뿐이다. 정치에 개입한 경제 세력은 그들이 가진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무기로 새로운 미국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들의 세상은 투표 없는 세상일 수도 있겠다. 『1984』와 『멋진 신세계』 실사판이 가까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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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10-26 공감(24)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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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 자유와 민주주의는 더 이상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AI에 의한 완전 자동화된 거버넌스로 작동하는 스타트업 미래국가를 지향하는 사람들. 워싱턴의 양당체제와 행정국가를 무너뜨리고 혁신적 미국을 재건하려는 트럼프 배후 4명의 인물(피터틸, 일론머스크, 알렉스카프, JD밴스)에 대한 이야기. 극소수에 의해 지배되는 암울한 미래사회의 도래를 막기 위해, 트럼프와 머스크의 반목이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싶다.
📖 틸이 이상적인 모델로서 제시한 것은 스타트업이었다. 스타트업은 태생적으로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그 어떤 일도 투표로 정하지 않는다. 진정한 파괴적 혁신은 민주주의같은 수평적 모델이 아니라, CEO가 군주적 권력을 행사하는 위계적 조직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 틸이 작전을 짜고(Planning), 머스크가 제작을 하고(Engineering), 카프가 운영을 한다면(Programming), 밴스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다(Praying). 탈세속화=재영성화의 메가트렌드를 신대륙에서도 구현할 신세대 정치인이다.
#이병한의아메리카탐문 #이병한 #서해문집 #피터틸 #일론머스크 #알렉스카프 #JD밴스 #MAGA #트럼피즘 #장기주의 ##TESCREAL #FSD #DOGE #DataCracy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머리쓰기 #글쓰기 주말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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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쓰기&글쓰기 2025-09-21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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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탐문』 – 불편함 너머의 통찰
『아메리카 탐문』은 MAGA 이후 미국 우파 엘리트들의 철학적 연대를 추적한 사상 탐문서다.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내는 저자의 통찰력은 설득력이 있으며, 다소 불편한 문장과 상징 속에서도 사유의 깊이가 빛난다. 테크 엘리트들이 지향하는 문명적 전환의 핵심을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hongddaa 2025-07-18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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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에 대한 요약과 평론이다.
요약: 신재반동주의와 기술 관료가 꿈꾸는 미국의 미래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은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라는 네 명의 인물을 축으로,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거대한 지각변동을 추적한다. 이들은 단순한 기업가나 정치인이 아니라, 팍스 아메리카나의 쇠퇴를 직시하고 새로운 제국의 이념을 설계하는 서사가들이다. 저자는 이들의 사상적 뿌리와 실천을 분석하며, 이들이 지향하는 새로운 미국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1. 피터 틸: 탈중앙화와 신재반동주의의 설계자
피ter 틸은 실리콘밸리의 이단아이자 이 움직임의 사상적 대부다.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가 더 이상 양립할 수 없다고 보며, 서구의 진보적 가치와 관료주의가 미국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한다. 틸은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의 대안으로 기술에 기반한 강력한 군주제나 탈중앙화된 가상 국가 체제를 꿈꾼다. 그에게 미국을 바꾸는 것은 민주적 절차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기존 체제를 파괴하고 대체하는 과정이다.
2. 일론 머스크: 서사적 기술주의와 화성 개척
일론 머스크는 기술을 통해 인류의 생존과 문명 확장을 도모하는 서사적 기술주의의 상징이다. 그는 지구의 에너지 전환(테슬라)과 우주 개척(스페이스X)을 통해 미국의 기술적 패권을 우주적 규모로 확장하려 한다. 머스크에게 기존의 워싱턴 정치는 비효율적이고 규제 지향적인 장애물에 불과하다. 그는 국가의 통제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통해 미국을 다시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고, 나아가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려 한다.
3. 알렉스 카프: 국가 안보와 빅데이터 제국
팔란티어의 CEO 알렉스 카프는 피터 틸과 동업 관계이면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정보기관과 군사 부문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제공하며 미국 안보 체제의 핵심으로 부합했다. 카프는 서구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인공지능과 정보 패권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바꾸려는 미국은 기술력으로 무장한 강력한 감시 및 방위 국가이며, 이를 통해 신냉전 시대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확고히 하려 한다.
4. J.D. 밴스: 쇠락한 러스트 벨트와 신우파 정치
J.D. 밴스는 실리콘밸리의 기술 자본과 미국 본토의 소외된 노동자 계급을 잇는 정치적 교량이다. <힐빌리의 노래>를 통해 러스트 벨트의 절망을 증언했던 그는, 피터 틸의 후원을 받으며 정계에 진출해 신우파의 기수가 되었다. 밴스는 글로벌화와 금융 자본주의가 미국의 제조업과 중산층을 붕괴시켰다고 보며, 자국 우선주의와 가부장적 가치의 복원을 주장한다. 그가 그리는 미국은 기술 엘리트의 자본과 백인 노동자 계급의 표가 결합한 새로운 포퓰리즘 국가다.
평론: 실리콘밸리와 힐빌리의 기묘한 야합이 낳은 괴물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은 미 대륙의 심층에서 끓어오르는 사상적 격변을 포착한 빼어난 지정학적 보고서다. 저자는 흔히 4차 산업혁명이나 정치적 극단화라는 단편적인 용어로 소비되던 인물들을 하나의 거대한 사상적 흐름으로 엮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실리콘밸리의 초기술주의(Transhumanism)와 러스트 벨트의 기독교 근본주의적 포퓰리즘이 어떻게 결합하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들이 꿈꾸는 미국의 미래는 계몽주의 이후 서구를 지탱해 온 자유주의적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피터 틸의 사상적 기반인 신재반동주의(Neo-Reactionary)는 민주주의의 종말을 고하고 기술 관료적 엘리트주의를 예찬한다.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은 지구적 위기 앞에서 대중을 버려두고 엘리트만 탈출하는 기술적 도피주의의 변종이며, 카프의 팔란티어는 디스토피아적 감시 사회의 물적 토대를 제공한다. 여기에 밴스의 포퓰리즘 정치가 결합하면서, 이 체제는 대중적 지지 기반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 기묘한 야합을 단순한 정권 교체의 차원이 아니라, 팍스 아메리카나의 운영 체제(OS)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파악한다. 이들이 지향하는 미국은 더 이상 포용과 다양성, 인권의 가치를 전파하는 제국이 아니다. 그것은 압도적인 AI 기술력과 군사력으로 무장한 채, 내부적으로는 자국 우선주의와 전통적 가치로 무장한 결속체다.
결론적으로 <아메리카 탐문>은 서구 근대 기획의 종말과 그 폐허 위에서 솟아나는 기술 패권적 신제국의 도래를 경고한다. 저자의 탐문은 미국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민주주의가 효율성과 기술적 유토피아에 자리를 내어줄 때, 인류는 과연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이 책은 다가올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미리 목격하게 만드는 서늘한 예언서다.
세진님,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이 다루는 네 인물의 사상적 연대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으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 요약·평론
기술 엘리트와 신보수주의가 설계하는 ‘뉴 아메리카’
이병한의 <아메리카 탐문―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이들은 미국을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는 트럼프나 공화당만을 분석하는 일반적인 미국 정치 해설서가 아니다. 이 책이 탐문하는 대상은 트럼프라는 정치인 뒤에서 미국의 국가·산업·문명 전략을 새로 설계하려는 사상가와 기술 엘리트들이다. 저자는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라는 네 인물을 하나의 역사적 흐름 속에 배치한다. 이들은 출신과 성격,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르지만 자유주의적 세계화, 관료제, 다문화주의, 기존 민주주의의 비효율성을 비판하며 미국을 기술·산업·민족주의 중심의 새로운 국가로 재편하려 한다.
책의 중심 명제는 미국이 단순히 보수화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아메리카’를 폐기하고 ‘뉴 아메리카’를 건설하는 문명적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변화를 정치전쟁, 문화전쟁, 패권전쟁이라는 세 층위에서 바라본다. 정치전쟁은 워싱턴의 관료제와 기존 엘리트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이다. 문화전쟁은 진보적 자유주의, 다문화주의, 정치적 올바름에 맞서 기독교·가족·민족·남성성 같은 전통적 가치를 복원하려는 투쟁이다. 패권전쟁은 인공지능, 우주산업, 빅데이터, 반도체와 군사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다. 네 인물은 이 세 전쟁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자들이다.
피터 틸: 민주주의보다 창조적 독점을 중시하는 사상가
피터 틸은 이 책의 사상적 중심인물이다.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팔란티어의 창업자인 그는 단순한 벤처투자가가 아니다. 그는 현대 자유민주주의가 위험을 회피하고, 합의와 절차에 매달리며, 진정한 혁신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을 시장의 미덕으로 보는 통념과 달리, 틸은 경쟁을 모방과 소모의 과정으로 보고 독창적인 기업이 구축하는 ‘창조적 독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가 보기에 20세기 후반의 미국은 정보기술 일부를 제외하면 원자력, 우주, 에너지, 교통과 같은 물질 세계의 혁신을 사실상 중단했다.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원했지만 140자를 얻었다”는 틸의 유명한 문제의식은 디지털 소비문화에 갇힌 미국 자본주의를 비판한다. 틸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앱이 아니라 우주개발, 국방기술, 생명공학, 인공지능을 결합한 새로운 산업문명이다.
그러나 틸의 사상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불신이 존재한다. 그는 대중의 합의보다 비범한 창업가의 결단을 중시한다. 국가는 느리고 관료적이지만 기업은 빠르고 목적지향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의 정치적 이상은 시민이 토론하고 타협하는 공화국이라기보다 천재적 설계자가 운영하는 거대 기업에 가까워진다. 자유를 추구한다면서도 그 자유가 모든 시민의 자유가 아니라 뛰어난 창업가와 기술 엘리트가 규제로부터 벗어날 자유라는 점에서 강한 엘리트주의를 드러낸다.
일론 머스크: 기업가가 국가 기능을 대신하는 시대
일론 머스크는 틸의 사상을 가장 극적으로 실천하는 인물이다. 테슬라, 스페이스X, 스타링크, 뉴럴링크, 인공지능 기업을 통해 그는 자동차·우주·통신·뇌과학을 하나의 기술 생태계로 결합한다. 머스크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한 기업 확장이 아니라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머스크를 미국의 기업가 정신이 국가 규모를 넘어 행성 규모로 팽창한 사례로 본다. 스페이스X는 미국 정부보다 효율적으로 로켓을 발사하고, 스타링크는 전쟁 지역의 통신망을 좌우한다. 한 개인 기업가가 우주개발과 군사통신, 정보 유통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은 기업과 국가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머스크는 관료적 규제와 진보적 문화에 반감을 품고 표현의 자유와 기술 발전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표현의 자유 역시 플랫폼 소유자의 권력과 분리될 수 없다. 자유로운 공론장을 주장하면서도 그 공론장의 규칙을 자신이 결정한다. 머스크는 미래를 상상하고 실행하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지만, 동시에 공적 책임이 거의 부과되지 않는 사적 권력의 위험을 상징한다.
알렉스 카프: 진보적 언어로 구축하는 감시국가
팔란티어 최고경영자 알렉스 카프는 네 인물 중 가장 복합적이다. 그는 철학을 공부했고, 진보적 문화와 유럽 사상에 익숙하며, 트럼프주의의 거친 언어와도 거리를 둔다. 그러나 그가 이끄는 팔란티어는 군대, 정보기관, 경찰, 국경관리기관에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제공한다. 팔란티어의 기술은 흩어진 방대한 정보를 통합해 테러리스트, 범죄자, 불법 이민자, 군사적 목표물을 추적하도록 돕는다.
카프는 서구 민주주의가 권위주의 국가와의 기술경쟁에서 승리하려면 군사·정보기술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기업이 정부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실리콘밸리의 과거 분위기를 비판하면서, 기술자는 자신이 속한 국가와 문명을 방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실리콘밸리가 자유주의적 세계시민주의에서 국가안보 중심의 기술민족주의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프의 사례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역설을 드러낸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감시기술을 강화하고,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군사적 인공지능을 발전시킨다는 역설이다. 팔란티어는 효율적 국가를 가능하게 하지만, 시민을 데이터로 환원하고 모든 행위를 추적 가능한 대상으로 만들 위험도 있다.
J.D. 밴스: 러스트벨트의 분노와 기술자본의 결합
J.D. 밴스는 기술 엘리트와 대중정치를 연결한다. <힐빌리의 노래>를 통해 러스트벨트 백인 노동계층의 빈곤과 해체를 증언했던 그는 처음에는 트럼프를 비판했지만 이후 트럼프주의의 핵심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밴스의 정치적 성장에는 피터 틸의 후원과 사상적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밴스는 미국의 쇠퇴를 개인의 도덕적 실패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자유무역, 금융세계화, 제조업 공동화, 약물 중독, 가족 해체,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하나의 구조로 본다. 그는 세계시장을 위해 미국 노동자를 희생시킨 기존 공화당과 민주당의 엘리트를 모두 비판한다. 따라서 밴스가 말하는 보수주의는 작은 정부와 자유시장만을 외치는 과거의 보수주의가 아니다. 제조업을 보호하고, 중국을 견제하며, 가족과 출산을 지원하고, 국가가 산업정책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국가보수주의’에 가깝다.
밴스는 실리콘밸리의 자본과 러스트벨트의 분노를 연결한다. 틸과 머스크가 기술과 자본을 제공한다면, 밴스는 그 프로젝트에 선거와 대중적 정당성을 제공한다. 이 결합이 바로 새로운 미국 우파의 힘이다.
네 인물이 공유하는 새로운 미국
이 네 사람을 묶는 공통점은 단순한 트럼프 지지가 아니다. 첫째, 이들은 기존 자유주의 질서가 미국을 약화시켰다고 믿는다. 둘째, 민주주의의 절차와 관료제보다 기술적 능력과 지도자의 결단을 중시한다. 셋째, 자유무역보다 산업·기술·국가안보를 우선한다. 넷째, 중국과의 경쟁을 경제 문제가 아니라 문명과 체제의 생존경쟁으로 본다. 다섯째, 미국을 다시 제조업·우주·군사기술의 국가로 만들려 한다.
이들이 설계하는 미국은 1990년대의 세계화된 미국과 다르다. 값싼 상품을 수입하고 금융과 플랫폼으로 수익을 얻는 미국에서, 반도체·에너지·조선·우주·방위산업을 직접 장악하는 미국으로 이동한다. 동맹국 역시 보편적 자유주의의 동반자라기보다 미국의 기술·산업·안보 체제에 참여하는 전략적 부품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커진다.
평론: 탁월한 지형도, 그러나 지나친 ‘거인 중심’의 역사
<아메리카 탐문>의 가장 큰 장점은 트럼프 개인에게 집중하는 피상적 설명을 넘어 미국 우파의 철학과 기술적 기반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트럼프를 일시적인 포퓰리스트나 돌연변이로 보면 오늘의 미국을 이해할 수 없다. 틸의 사상, 머스크의 실행력, 카프의 데이터 국가, 밴스의 대중정치가 연결될 때 트럼프 이후에도 지속될 구조가 보인다. 이 책은 미국의 변화를 정치기사 수준이 아니라 문명 전환이라는 긴 시야에서 읽게 한다. 실제로 저자는 네 인물을 통해 미국의 정치전쟁·문화전쟁·패권전쟁이 하나의 구조로 결합한다고 설명한다.
반면 책은 뛰어난 개인들의 사상과 영향력을 강조한 나머지 노동조합, 흑인과 라틴계 시민, 여성운동, 주정부, 법원, 대학, 종교집단과 같은 미국 사회의 복잡한 저항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 미국은 네 명의 설계자 뜻대로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다. 기술 엘리트들 사이에도 중대한 차이가 있다. 틸은 자유민주주의 자체를 의심하지만 카프는 서구 민주주의의 군사적 수호자를 자처한다. 머스크는 국경을 초월하는 화성문명을 꿈꾸지만 밴스는 미국 국민과 가족, 영토를 강조한다. 이 차이를 지나치게 하나의 ‘뉴 아메리카’로 통합하면 서사의 선명함은 높아지지만 현실의 모순은 흐려질 수 있다.
저자가 네 인물의 야심과 지적 대담성을 다소 매혹적으로 묘사한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국가를 기업처럼 운영하자는 주장은 효율적으로 들리지만, 기업에는 시민도 주권자도 없다. 데이터 통치는 행정능력을 높이지만 감시와 차별을 자동화할 수 있다. 산업정책과 제조업 부흥은 필요하지만 민족주의 및 이민자 배척과 결합할 수 있다. 화성 진출이라는 장대한 비전도 지구의 불평등과 환경문제를 회피하는 신화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미국의 새로운 우파를 낡은 반공주의나 기독교 근본주의만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오늘의 미국 우파는 성경과 국기만 들고 있는 세력이 아니다. 인공지능, 우주로켓, 빅데이터, 암호화폐, 벤처자본, 군사기술을 장악한 미래주의 세력이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과거로의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첨단기술과 전통적 민족주의를 결합한 새로운 질서다.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의 변화는 한국의 안보·산업·기술정책에 직접 영향을 준다. 미국이 자유무역보다 산업안보를 앞세우면 한국 기업은 미국 시장의 협력자인 동시에 미국 국가전략의 하위 참여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친미와 반미라는 단순한 선택을 넘어, 미국이 어떤 국가로 바뀌고 있으며 그 질서 속에서 어느 정도의 기술적·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아메리카 탐문>은 미국의 미래를 예언하는 책이라기보다, 미국을 움직이는 새로운 사상연합의 지도를 그린 책이다. 그것은 ‘기술은 진보적이고 우파는 과거지향적’이라는 익숙한 구분을 무너뜨린다. 21세기의 새로운 미국 우파는 과거의 가치를 미래의 기술로 실현하려 한다. 바로 그 결합이 이들이 지닌 힘이며, 동시에 민주주의에 제기하는 가장 심각한 위험이다.
이 책의 핵심은 <트럼프가 미국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를 가능하게 한 기술·사상·자본의 연합이 미국을 바꾸고 있다>는 데 있다.
1. 피터 틸과 실리콘밸리 올리가르히의 실체를 해부한 책
<반골: 피터 틸과 실리콘밸리 올리가르히의 부상> (원제: The Contrarian: Peter Thiel and the Rise of the Silicon Valley Oligarchs / 맥스 차프킨 저)
핵심 내용:
<아메리카 탐문>의 가장 중추적인 사상적 대부인 피터 틸을 정면으로 다룬 본격 비평 전기다. 저자는 피터 틸이 어떻게 실리콘밸리의 극단적 자유주의를 넘어 워싱턴의 권력 중심부로 진입했는지를 추적한다. 특히 그가 후원한 정치적 제자 J.D. 밴스와의 관계, 도널드 트럼프 진영과의 결탁 과정을 치밀하게 폭로하며 기술 자본이 어떻게 미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막후에서 흔들고 있는지 보여준다.
2. 신우파와 기술 권위주의의 사상적 뿌리를 추적한 책
<신우파: 미국 정치의 변두리로 떠나는 여행> (원제: The New Right: A Journey to the Fringe of American Politics / 마이클 말리스 저)
핵심 내용:
기존의 온건한 보수주의와 결별하고 미국 정치를 뒤흔들고 있는 '신우파(New Right)' 운동의 사상적 지형을 내부자적 시각에서 기록한 책이다. 인터넷 트롤, 가속주의자, 테크노-아나키스트, 그리고 피터 틸 등이 영감을 받은 신재반동주의(Neo-reactionary) 사상이 어떻게 미국의 주류 정치 체제를 붕괴시키려 하는지 그 계보를 상세히 탐구한다.
3.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국가 권력과 결합한 감시 사회를 고발한 책
<테크 쿠데타: 실리콘밸리로부터 어떻게 민주주의를 구할 것인가> (원제: The Tech Coup: How to Save Democracy from Silicon Valley / 마리etje 샤케 저)
핵심 내용:
알렉스 카프의 팔란티어로 대변되는 빅데이터, AI 기술 기업들이 어떻게 국가의 고유 기능(안보, 정보 감시, 행정)을 잠식하고 있는지를 다룬다. 저자는 거대 테크 기업들이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사실상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서 대중을 지배하는 '테크 쿠데타'를 감행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이 독점적 기술 권력이 민주적 법치주의를 어떻게 훼손하는지 날카롭게 비판한다.
4. 러스트 벨트의 절망과 신우파 정치의 탄생을 알린 고전
<힐빌리의 노래> (원제: Hillbilly Elegy / J.D. 밴스 저)
핵심 내용:
<아메리카 탐문>에서 신우파 정치의 기수로 등장하는 J.D. 밴스 본인의 자전적 에세이다. 백인 하층 노동자 계급의 문화적 붕괴와 절망을 생생하게 증언한 이 책은, 왜 미국의 소외된 대중이 기존 민주당 엘리트의 자유주의 노선에 분노하고 일론 머스크나 피터 틸 같은 기술 영웅, 그리고 포퓰리즘 정치에 열광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감정적·사회적 배경을 제공한다.
이 책들은 실리콘밸리의 압도적인 기술력이 미국의 쇠락한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분노와 결합하여 어떻게 팍스 아메리카나의 새로운 질서를 재편하고 있는지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는 텍스트들이다.
세진님, 소개된 책들 중에서 특별히 관심이 가거나 저자의 사상적 배경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도서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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