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9, 2018

김연철 "한반도 평화체제, 어떻게 하든 속도 유지해야" - 오마이뉴스

김연철 "한반도 평화체제, 어떻게 하든 속도 유지해야"통일연구원장, 경남겨레하나 등 단체 초청 강연 ... "북미정상회담의 전망과 과제"
18.05.30 윤성효(cjnews)
▲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5월 29일 저녁 경남발전연구원 1층 세미나실에서 경남겨레하나 등 10여개 단체의 초청으로 "판문점 선언 참가자에게 듣는다-판문점 산언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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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한반도와 관련한 속도가 빨리 변한다. 저희들도 따라 가기 힘들다.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며 "그 뒤 이틀 사이에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불신이 피어나는 시점에 다시 신뢰가 작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북미 사이 서로 오해가 증폭되는 시점에 이해를 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연철 원장은 29일 저녁 경남발전연구원 세미나실에서 경남겨레하나,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위원회 등 10여개 단체의 초청으로 "판문점 회담 참가자에게 듣는다-판문점 선언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간 상황을 설명한 그는 "오늘(29일) 북한 김영철 통일선전부장이 베이징에서 미국으로 가고 있다. 워낙 큰 뉴스들이 많으니까 이게 중요한지 아닌지 잘 모른다"며 "김영철의 미국 방문도 굉장히 중요한 뉴스다"고 했다.

그는 "2000년 조명록 차수가 군복을 입고 클린턴 대통령과 악수 하고, '조(북)미공동코뮤니케'를 채택했다. 18년만에 북한 고위층이 미국을 방문한 것이다"며 "며칠 사이에 판문점, 싱가포르, 뉴욕, 워싱턴에서 본격적으로 실무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정세를 보면서, 일희일비 하지 말자. 쉽지 않다. 왜냐면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이 길이라는 게 순탄하지 않다. 쉬운 길이라면 진작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하는 것이 산을 하나 넘는 게 아니고 산맥을 넘는 것과 같다. 산 하나를 넘으면 더 큰 산이 있고 오르막과 내리막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을 보고할 때 정상이 가까울수록 험난하다고 했다. 앞으로도 며칠 사이에 진통은 얼마든지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와 다르다, 우선 사람이 다르다"

과거와 다르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작이다. 과거하고 다르다. 과거와 다른 것은 사람이다. 구조적 문제는 연속적으로 있는 것이고, 지도자들이 다르다. 북한 김정은, 미국 트럼프,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세 사람이 연주를 한다. 이것이 과거와 다르다"고 했다.


이어 "북한 김정은은 전략적 변화를 이미 시작했다. 북한은 당대회를 열어 핵병진노선을 하자는 방침으로 바꾸었고, 당군사위원회의를 열어 비핵화에 맞게 국방정책을 개혁하자는, 중요한 방침을 정했다"며 "그리고 선제적인 조치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다"고 했다.

그는 "이게 간단한 조치는 아니다. 핵실험장 폭파는 핵실험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적으로 북한이 일종의 핵무기를 '다종화'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는 핵실험이 필요한데, 북한은 더 이상 실험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북한은 미래핵을 포기했다"고 했다.

이어 "미래핵을 현재 기술 수준보다 더 향상시키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일종의 장거리 미사일을 더 이상 시험 발사하지 않겠다는 것도 중요하다"며 "핵 운반 수단을 현재의 기술적 수준에서 동결하겠다는 것이다. 북미간 본격 협상 전에 선제적으로 미래핵을 포기한 것이고, 이는 북한 의지가 높다는 것"이라 덧붙였다.

북한에서 대규모 관광지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것. 김 원장은 "풍계리를 다녀온 기자들의 영상을 보면, 원산에서 지금 대규모 관광시설을 짓고 있다"며 "현재 제재가 유지되고, 한반도 긴장 고조가 되고 있는데 북한은 엄청난 투자를 해서, 관광리조트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게 잘 안 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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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5월 29일 저녁 경남발전연구원 1층 세미나실에서 경남겨레하나 등 10여개 단체읭 초청으로 "판문점 선언 참가자에게 듣는다-판문점 산언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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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북한은 현재 상황 변화를 염두에 두고 이미 투자한 것이다"며 "그래서 이런 북한 전략적 변화를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를 했다. 김 원장은 "물론 많은 분들이 불안해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어디로 튈지 잘 모르고, 트럼프의 그런 스타일이기에 현재와 같은 상황이 된 것"이라며 "그게 단점이지만 그게 장점이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실무적으로 검토했으면 여기까지 안 온다.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정책 하고는 전혀 다른 계산법을 가진 사람이 등장한 것"이라며 "모든 협상은 일방적으로 안 되고 손뼉을 마주쳐야 한다. 미국의 실무 관료들이나 언론, 그리고 그동안 북한과 협상을 해 온 사람들은 그래도 '되겠느냐'거나 '쉽지 않을 것이다'고 하지만, 트럼프는 매우 낙관적이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그는 "문 대통령의 운전수도 잘 드러나지 않지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정세에도 위기를 잘 극복하는 용기와 지혜를 보였다"며 "한국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와 속도가 다르다"

"과거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속도"라는 것. 김연철 원장은 "미국은 북한과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과거는 늘 실무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기술적으로 접근하다 보면 쟁점이 많고, 단계적 접근을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과정에는 오해와 불신이 있다 보니 이행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이 바뀌고 대북정책이 바뀌다 보니 미국과 한국에서 달라지고 했다. 이제는 주어진 시간 동안에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며 "그래서 과거에는 서울에서 창원까지 오는데 완행열차였다면, 그래서 역마다 섰다면, 지금은 KTX를 타고 속도를 내고, 정차하는 역을 확 줄여서 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이었다는 것. 김 원장은 "평창 무대가 주어져 시작되었지만, 6개월간 한반도에서 벌어진 일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것이고, 앞으로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트럼프 편지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교훈을 얻었다. 속도가 떨어지면 모든 증오가 나타나고, '그것 봐'라거나 '안 된다고 그랬지'라는 논리들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북한도, 우리도 속도가 떨어지면 안 되고, 어떻게 하든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속도와 관련해, 그는 "북미 사이에 입장 차이가 벌어질 일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속도, 동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속도를 유지해야 역진 방지된다. 역진이 벌어지면 매우 골치 아프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는 어느 정도 입장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다.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이고 북한은 '완전한 체제 보장'을 요구하는데,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했다.

"현재 상태에서 목표까지 빨리 가고자 하는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 미국 내부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입장 차이가 좁혀지는 상황이다. 북핵 협상은 거래가 아니다. 부동산 거래하고는 다르다. 부동산 거래와 북핵 협상의 차이점이 있다. 부동산 거래는 자기가 원하는 가격으로 건물을 사면 된다. 건물주인하고 친해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북핵협상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체제보장, 안보위협 해소, 관계 정상화다. 친구 관계는 '원샷 게임'이 아니고, 반복해서 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부동산 사는 것은 신뢰가 필요 없고 조건만 맞으면 된다. 그러나 친구는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신뢰는 약속을 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신뢰는 절대 일방적이지 않다. 상대가 믿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내가 상대방한테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 서로가 믿을 수 있게 하느냐 하는 것이고, 서로의 관계를 통해 생겨나는 것이 믿음이다."


북한 비핵화까지 시간이 얼마가 걸릴까. 김연철 원장은 "금방 되지 않는다. 비핵화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드는 물리적 시간이 있다"고 했다.

"북이 갖고 있는 핵시설, 핵무기 숫자, 핵 물질량을 신고하고, 그 과정에도 쟁점이 많고 애매한 영역이 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권한을 줄 것이냐 말거냐, 우주 권한의 평화적 이용권한을 줄거냐 말거냐, 그리고 군사용과 민간용 사이의 영역을 포함시킬 것이냐 말 것이냐도 굉장히 중요한 쟁점이다.

원자로, 농축우라늄, 원심분리기 해체를 한다고 하면, 중장비가 들어가서 뜯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원자로 폐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방사능도 제거를 해야 한다. 미국의 비핵화 전문가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니, 기술적으로 완전히 북한 비핵화를 하는데 15년이 걸린다고 했다. 리비아와 비교할 수 없다. 리비아와 북한은 핵개발 수준이 다르다. 리비아는 원자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신고 대상과 사찰 검증 대상 자체가 다르다. 그래도 리비아는 3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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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5월 29일 저녁 경남발전연구원 1층 세미나실에서 경남겨레하나 등 10여개 단체읭 초청으로 "판문점 선언 참가자에게 듣는다-판문점 산언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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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종적인 비핵화를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며 "트럼프 정부 임기가 앞으로 2년 5개월 정도 남아 있다. 그 시간 동안에 최대한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수준까지 가자는 것이고,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체제보장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상을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핵무기 포기하기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비핵화를 위한 무장이었다고 한다. 북한 관료들은 자기들이 핵무기를 갖고 있으니까 미국이 협상하겠다고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북한은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하면 핵무기를 가질 이유가 없다고 한다. 포기하기 위해 핵을 만들었다는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를 어떻게 풀 것인가

북한에 대한 유엔과 미국의 제재는 어떻게 될까. 김연철 원장은 "유엔제재는 결의안을 채택하면 바로 해제할 수 있다"며 "유엔에서 미국이 찬성하는데 중국과 러시아 반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북한 제재는 복잡하다.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행정명령도 있고, 의회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것도 있다. 굉장히 복잡하다. 법령이 수십 가지다"며 "그 모든 제재 해제가 이루어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북한은 미국이 제재해제의 의지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재재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절차에 착수하면 남북경제협력, 북중경제협력을 진행해도 된다는 것이다"이라며 "이는 북미회담을 하고도 세부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비핵화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평화협정으로 가는데 징검다리로 '종전선언'을 하고, 그것은 가능하면 입구에서 하는 게 좋겠다. 종전선언은 전쟁이 끝나는 것이고, 그러면 적대행위를 하면 안 된다. '삐라'를 부리면 안 되는 것이고, 군사훈련 규모나 내용도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종 목표는 평화체제다. 평화협정은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이다. 평화협정은 약속이고, 약속을 이행해야 평화가 올 것이다"며 "쉬운 길이 아니다. 그 길에 훼방을 놓는 사람도 많다. 특히 일본이 그렇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가 회담 취소 편지를 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반도 질서를 바꾸어 가는 과정은 중국, 일본, 러시아도 동북아 지역에 대한 전략적 이해를 어떻게 관철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겹쳐 있다. 어떤 식으로든 상반된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연철 원장은 "그래서 이 일은 굉장히 복잡하다. 남북관계와 동북아 질서가 겹쳐서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혜를 많이 모아야 한다. 국내적으로 합의를 넓혀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국내 합의의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다. 정부가 바뀌더라도 합의가 존중되어야 북한도 핵를 포기할 수 있다. 시민사회가 넓은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지방자치단체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김 원장은 "앞으로 남북 사이에 지방간 협력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지방과 지방의 협력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중앙을 건너 뛰어 지방간 협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정부는 대선공약에 '분권형 대북정책'을 강조했다. 대통령은 몇 번이나 남북관계를 중앙정부가 독점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며 "민간과 지방의 교류를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될 것이다. 6월 지방선거 끝나고 새 지방정부가 들어서면 한반도 정세가 바뀌면서,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협력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며 "경남은 사회문화교류와 농업협력의 경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경남이 달라진 상황을 반영해서 남북교류협력 전략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 앞서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이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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