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넌도어 공원이나 블루리지 산맥을 경유해 주변 작은 도시에서 머무르게 된다면, 나는 버지니아주 중부에 있는 <샬럿츠빌 Charlottesville>이라는 도시를 추천한다.
샬럿츠빌에는 미국 대통령 이전에 지독한 발명가, 공간 설계자이기도 했던 토마스 제퍼슨의 자택인 몬티첼로가 있고, 그가 만들고 설계했으며 초대 학장을 지낸 버지니아 대학교 캠퍼스(UVA)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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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특별한 곳은 샬롯츠빌 중심의 쇼핑가로 서유럽에서는 흔하지만 미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중세 시대 스케일의 아담한 도시 산책과 쇼핑을 위한 예쁜 거리의 행렬이 이어진다.
어느 새도시에 도착할때 그러하듯 나는 헌책방 <블루 웨일 북스 Blue Whale Books>을 발견하고 홀린듯 이끌려 들어갔다. 그리고는 대단히 미국적이자 미국적인 포토그래퍼인 워커 에반스의 전기 한 권을 구입했다. 헌책방엔 역시 판화나 회화 작품, 남북전쟁 당시 버지니아 주변의 지도 등과 목가구 등을 같이 전시(판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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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돌아와 워커 에반스 전기 표지에 온기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작년 이곳 예쁜 도시 샬롯츠빌에서 일어난 백인 우월주의 시위 반대 시위자 중 (샬롯츠빌에서) 저 위에서 내려다보는 몬티첼로 가문(토마스 제퍼슨 가)부터 샬럿츠빌에서 없애 버려야 한다던 흑인 여성의 목소리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몬티첼로에서는 제퍼슨과 독립선언서 등의 서사를 보고싶어 간 것이었지만 그가 데리고 있던 노예 이야기가 전체 분량의 반 이상을 상회하여 서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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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앞으로 제퍼슨의 서사와 동상 만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앤드류 잭슨과 조지 워싱턴도 파괴하려 들 것이다.
최종적으로 이들의 파괴 대상은 서구 문명의 토대로서의 기독교와 가족 그리고 자본주의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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